▲ 박진철 사회2부
 조선시대 백성들이 절차를 거쳐서도 해결하지 못한 원통하고 억울한 일이 있으면 왕에게 직접 알릴 수 있도록 대궐에 설치한 북-1401년 태종 때 처음으로 생긴 ‘신문고(申聞鼓)’는 중국 요임금이 아랫사람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감간지고(敢諫之鼓)’를 뒀다는 고사에서 비롯됐다.

이 신문고가 난데없이 화성시청 시장집무실 앞에 등장했다.

지난 19일 북이 아닌 징으로 된 신문고가 시장실 앞에 설치돼 몇 시간 동안 울리면서 시청을 찾은 민원인들과 공무원들의 귀를 따갑게 했다.

이 신문고가 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최근 들어 화성시가 들끓는 법인택시회사 설립이 그 이유다.
택시 운행체제의 개선을 위한 신규 법인택시 설립을 추진하는 시와 택시노동자의 생존권을 주장하며 제2차 총량제에서 확보한 전량을 개인택시로 허가해 달라는 관내 택시업계의 마찰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신문고까지 등장하게 된 것.
양측이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의 방안을 모색했고 그 주장에 타당성이 있는 만큼 어느 쪽 의견이 옳고 그른지는 굳이 따지고 싶지 않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지나친 집단행동은 한 번 되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수차례에 걸친 항의방문과 시장실 점거, 청사 주차장 점유, 총파업에서 더 나아가 신문고라 이름 붙인 징의 동원으로 인한 소음 공해까지…. 이는 아무리 봐도 명백한 행정업무 방해다.
특히 그 피해를 민원인, 즉 시민들도 입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집단행동은 여론의 외면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택시업계는 깨달아야 한다.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양자가 원만한 의견 조율 방안을 찾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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