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과 천만 배우 김윤석이 만나 완성한 영화 ‘남쪽으로 튀어’가 오는 6일 개봉한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범접할 수 없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사회풍자를 재치있게 그렸다.
주인공 최해갑(김윤식 분)은 제멋대로 정해진 국민연금 거부, 납득할 수 없는 TV수신료 거부, 부실한 학교급식에 당당히 교장 면담을 요구하는 등 할 말은 하고 못마땅한 건 하지 않는 독특한 캐릭터다.
공무원에게는 ‘나라가 언제부터 국민들을 걱정했느냐’며 일침을 가하고, ‘국민 거부’를 선언하는 등 대다수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당당히 반기를 들고 이를 실행에까지 옮겨 수시로 웃음을 선사한다.
‘가지지 말고 배우지 말자’라는 엄청난 가훈을 갖고 살아온 최해갑의 가족들은 고향 후배가 벌인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고향인 들섬으로 내려온다. 바다에서 잡아 올린 생선과 밭에서 기른 채소로 밥을 먹고, 이른 밤에만 잠깐 발전기를 돌려 불을 밝히는 생활이지만 이들에게 들섬은 답답한 세상의 굴레를 벗어던진 이상향의 장소다.
하지만 이 섬은 리조트 개발이권을 노린 지역 국회의원의 마수가 뻗쳐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의원은 편법을 동원해 마을 주민을 내쫓으려 하고, 최해갑의 집에도 철거를 위한 사설 경비업체와 굴삭기가 들이닥친다. 외지인들의 욕심으로 개발이 강행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가족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맞서기 시작한다.
영화는 배우 김윤석의 원맨쇼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 설명에 공을 들였다. 자연스러운 캐릭터 몰입으로 사랑받아 온 김윤석은 이번 영화에서도 천만 배우의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연기를 펼쳐 보인다. 또 15년 만에 스크린에 선 오연수는 강단 있는 부인 역으로 최해갑 캐릭터를 빛나게 하고, 김성균·백승환·박사랑 등도 튀지 않는 연기로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정치적인 오해를 살 만한 장치들이 눈에 띄지만 최해갑 가족의 비현실적인 대응법과 더더욱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결말을 놓고 보자면 웃어넘길 수 있는 부분이다.
임 감독은 언론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볍지 않은 소재, 그러나 누구나 겪는 고민들을 무겁지 않게 최대한 유쾌하게 접근하려 했다”며 “고향 섬이 난개발되는 상황 등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회문제는 관객과 공유할 수 있는 지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5세 관람가.

예술영화관 ‘영화공간주안’ 1월 31일~2월 6일 상영작

문라이즈 킹덤

   
 

감독 웨스 앤더슨. 주연 브루스 윌리스 등. 러브 어드벤처. 94분. 15세 관람가.
2012년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많은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작품. 1965년 뉴 펜잔스 섬을 배경으로 한 12살 소년·소녀 ‘샘’과 ‘수지’의 비밀스러운 첫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우연한 기회에 만나 감춰 왔던 상처와 외로움을 함께 나누며 소울메이트가 된 주인공들은 어른들이 모르는 둘만의 아지트를 찾아 길을 나선다.
누구나 꿈꿔 온 비밀스러운 첫사랑을 감각적이고 매혹적이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으며, 지난해 미국 개봉 영화 중 최고의 슬리퍼 히트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물고기
감독 박홍민. 주연 이장훈 등. 미스터리·드라마. 98분. 15세 관람가.
박홍민 감독의 첫 번째 장편작품.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무당이 된 아내를 찾는 남자와 흥신소 직원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영화다. 표면적으로는 사라진 아내를 찾아 나선 남자의 이야기지만 결국 인간 내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감독은 굿과 무당이라는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 자신이 담고 싶었던 유(有)와 무(無)세계를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펼쳐 보인다. 로테르담국제영화제·코펜하겐국제영화제·밴쿠버국제영화제 등지에서 호평받았다.
월요일 휴관. 일반 관람료 6천 원.
상영 정보 및 문의:www.cinespacejuan.com, ☎032-427-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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