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배영 한국부모교육연구원 원장/호원대학교 산학협력교수

최근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트리는 사건 중 하나가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에 관한 문제다.

꿈과 희망을 가져야 할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이라는 극한 선택을 하게 된 원인에는 가정의 붕괴 및 학교에서의 인성교육 부재라는 큰 원인이 있다.

성적에 의해 평가되는 사회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생명존중이나 타인 존중이라는 인격적 소양을 갖출 시간이 없는 것이다.

‘엄마가 있어서 좋다 나를 이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오늘을 즐겨라’에 소개돼 화제가 된 어느 초등학교 2학년의 「아빠는 왜?」라는 시다. 아빠가 냉장고나 강아지보다 영향력이 약하고 나약한 존재가 대한민국 아버지의 슬픈 모습이다.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생명경시의 풍조와 가정에서의 인성교육 부재 및 가족 간의 갈등은 심각한 학교폭력 및 자살을 초래했다고 생각든다. 아이들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및 성적으로 평가받는 학교 속에서 꿈과 희망을 버리고 타인에 대한 분노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동급생 후배들이나 친구들에게 심각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열세 살 중학생 소년이 한밤중 아파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잠자고 있던 할머니와 아버지·엄마·여동생을 모두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년은 춤과 사진에 관심이 많아 예술고등학교에 가고 싶은데 판·검사가 되라고 강요하는 아버지, 자신을 무시하면서 걸핏하면 “공부나 하라”고 골프채로 찌르고 뺨을 때리는 아버지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아버지만 없는 세상에서 평화롭게 살기를 꿈꾸며 방화를 저지르는 모습속에서 우리는 모두 충격에 빠졌다.

학교폭력에 노출되는 아이들의 정신 건강상의 문제점은 많은 원인이 있지만 특히, 가정교육 및 환경에서부터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화가 줄어들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환경에 놓임에 따라 가족복지가 붕괴되면서 부모와의 갈등, 성적고민, 왕따 등을 놓고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혼자 많은 짐을 지고가는 어린양과 같은 모습이 바로 우리의 학생들이다.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만의 임시적 처방을 버리고 근본적인 처방을 제시해야 한다. 가족을 살릴 수 있고 가정 내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타인 존중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가족 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가족 상담프로그램을 학교 차원에서 적극 확산시키며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인 생명존중의 교육 및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부모교육 법제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성적지상주의를 버릴 수 있도록 부모들에게 교육을 통해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르치며 가족행복 찾기 운동을 적극 추진할 때 학교폭력은 방지될 수 있다. 이제 우리 모두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가족복지에 나서자. 학교와 복지기관들이 연계해 죽어가는 젊은이들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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