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십니까? 하시는 일에 따라 편차가 크겠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상대가 누구든 한마디 대화 없이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그리고 지구상에 유일하게 말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대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며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말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조물주가 준 큰 선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주위에 보면 의외로 ‘대화’ 자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 저 사람은 정말 말이 안 통해!” “대화 좀 하자더니 자기 할 말만 하고 마는군!”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누구나 한두 번 쯤은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대화는 ‘대놓고 화내는 것이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그만큼 효율적이고 품격이 있으면서도 목적에 충실한 대화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대화’를 좀 더 잘 할 수 있을까요? 그 첫걸음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될 것입니다. 대화는 사전적으로 보면 ‘마주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음’을 뜻합니다. ‘주고받음’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대화에는 반드시 말을 하는 사람과 말을 듣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혼자서만 말을 하는 경우를 대화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내가 말을 할 때에는 상대방이 듣는 사람이지만 반대로 상대방이 말을 할 때에는 내가 듣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대화 때 상대방을 위한 배려는 곧 나를 위한 배려가 됩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구절처럼 말입니다.

언어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흔히 말을 할 때에는 경제성의 원리에 입각해 가능한 한 쉽고 편리하고 간단하게 말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인이 말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고 듣는 사람을 배려하는 일에는 소홀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면에 말을 듣는 사람은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고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을 듣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말에 최선을 다해 모두 다 완벽하게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듣고 싶은 부분만을 골라 들으려고 합니다.

그러니 대화를 제대로 하는 것이 정말 쉽지만은 않겠지요?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곧바로 순서 교대가 되는데도 이러한 성향을 보이니 말입니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중심적인 본성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단체사진을 찍으면 누구부터 찾으십니까? 십중팔구는 아마 본인 얼굴부터 찾게 되실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대화의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이 타고 내리기 편하게 주차하는 것만 따질 것이 아니라 옆에 주차되어 있는 다른 차량도 고려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대화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대화할 때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잘 다스려 상대방의 입장에 최대한 맞추어 상대방의 요구를 채워주느냐에 대화의 성패가 달려있습니다.

다시 말해 말을 잘 하는 사람이란 듣는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려 이해하기 쉽게 정확하고 분명하게 말을 하는 사람이고, 말을 잘 듣는 사람이란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을 귀담아 듣고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두 역할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탁구 경기를 하듯 반복적으로 교대가 되어야 비로소 대화가 된다는 것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대화자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듣는 역할, 말하는 역할을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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