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대화, 시도해보셨습니까? 지난 시간에 ‘대화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고 대화의 첫걸음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말하는 역할과 듣는 역할이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고려하는 것이라는 점도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느 독자가 보내주신 메일입니다. “(전략) 대화에 관한 글을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평소에 대화가 사회생활에 대단히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하며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쉽지가 않더군요.

최선을 다해 들어주려고 했지만 상대가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기에 나도 내 나름의 이야기를 했더니 언성이 높아져서 결국 대화는 아무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왜 이런 것일까요? (후략)”

제가 직접 그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습니다만 몇 가지로 이유를 추정해 볼 수는 있겠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잘 아시는 이야기입니다만 영어에서 ‘different’와 ‘wrong’은 엄연히 뜻이 상이하고 쓰이는 용례도 다르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말에는 ’다르다‘와 ’틀리다‘가 혼용되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은 나와 틀리다’가 아니라 ‘저 사람은 나와 다르다’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틀리다’는 말에는 ‘나만 맞고 저 사람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가게 됩니다. 회색이 ‘검은색에 흰색을 섞은 것’이냐, ‘흰색이 검은색을 섞은 것‘이냐를 두고 서로 다툰다면 어떨까요? 결과적으로 둘 다 같은 이야기입니다만 “네 이야기는 틀렸어. 그게 아니라고!”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그 이야기를 들은 상대방은 자존심 문제로 받아들이게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지요.

설사 자신의 주장이 맞지 않는다고 깨닫게 되더라도 끝까지 우기게 되는 것입니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공연히 자존심까지 걸게 된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두 번째로는 대화의 순서교대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 것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대화는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는 것’인데 어느 한 쪽이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고 상대방에게는 제대로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그것은 더 이상 대화가 아닙니다.

지시·명령·호소·연설 등의 범주를 넘지 않을 것입니다. 이상적인 대화는 탁구 연습을 하듯이 상대방 진영으로 공을 쳐 넘기면 상대방이 잘 받아 나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양 쪽 모두 편안하고 생동감 있는 대화가 될 것입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실제 탁구 경기처럼 이기기 위해 상대방이 못 받게 공을 넘겨서는 안 되고 마치 초보자에게 가르칠 때처럼 공을 쉽게 받아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똑딱탁구’라고나 할까요?

세 번째는 대화를 할 때 말하는 시간에 관한 것입니다.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지나치게 말을 오래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짧게 단답형으로 하거나 하면 부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가게 됩니다. 여러 명이 노래방에 갔을 때 혼자서만 마이크를 잡고 있다면 모두들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히 얼마 동안 말을 해야 한다는 기준은 없지만 자연스러움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면 될 것입니다. 지나치게 짧은 것도 문제가 됩니다. 자칫 대화할 의도가 없거나 빨리 끝내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합니다.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곧 나하고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똑딱탁구’를 하듯 자연스러운 대화 순서 교대를 위해 어떤 점이 중요한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블로그 : blog.naver.com/kennywon  페이스북 : www.facebook.com/kibuemkenny.won  이메일 : wonmc4u@naver.com>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