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두(시인/시나리오작가)

 얼마 전 영화 「레 미제라블」이 국내에서 개봉되어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레 미제라블」은 수상실적도 좋은 편이다. 제7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뮤지컬 부문에서 작품상을 받았고, 제85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앤 해서웨이)·분장상·음향상까지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이 직접 「레 미제라블」의 명곡들을 부르는 무대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영화 「레 미지라블」은 같은 제목의 소설과 뮤지컬이 이미 나온 바 있다. 「레 미제라블」은 원래 프랑스의 작가 빅토르 위고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이었다. 클로드 미셸 쇤베르그가 작곡을 담당했고 알랭 부빌이 극본을 썼다.

 이 듀오는 또 다른 인기 뮤지컬 「미스 사이공」도 함께 만들었다. 이 뮤지컬은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이 혁명과 속죄를 위해 투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80년 앨범이 발매되었으며, 같은 해 10월 영화감독 로버트 허슨의 감독 아래 뮤지컬 공연으로 제작되었다. 이후 런던과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공연되었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1987년 토니 어워드에서 최고의 뮤지컬 부문을 비롯해 8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빅토르 위고가 1862년 발표한 소설 「레 미제라블」은 우리말로 ‘불쌍한 사람들’이란 뜻인데, 우리에게는 주인공 이름인 ‘장 발장’이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영화로 만들어진 영화 「레 미제라블」은 원작이 전하는 고전의 감동을 새로 상기시킨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장 발장은 굶주리는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다. 감옥에서 나온 그는 전과자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모두의 오해를 받는다.

그런 그는 마리엘 주교의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경험한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마들렌으로 바꾸고 가난한 사람을 돕게 된다. 양육비를 벌려고 온몸을 팔다 죽어가는 판틴은 딸 코제트를 장 발장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코제트를 만나기 전에 장 발장은 자베르 경감에게 자신의 진짜 정체가 발각된다. 오래된 누명으로 다시 체포된 장 발장은 코제트를 찾기 위해 다시 탈옥을 감행한다.

이 영화를 보노라면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가 가슴을 파고든다. 판틴 역의 앤 해서웨이가 부르는 「나는 꿈을 꾸었죠」, 장 발장 역의 휴 잭맨이 부르는 「나는 누구인가?」, 짝사랑의 아픔을 노래하는 에포닌의 「나 혼자한 사랑」도 절절하게 와 닿는다.

100년도 더 지난 원작의 힘이 쇤베르크의 음악과 톰 후퍼의 카메라를 타고 우리 가슴 속에서 피어난다. 실패를 딛고 열정으로 일어선 제작자 카메론 메킨토쉬의 공력, 원작에 매혹돼 현장에서 직접 노래하는 배우들의 연기투혼도 놀랍다.

이 영화의 원작소설가 위고는 말했다. “궁핍은 영혼과 정신을 낳고, 불행은 위대한 인물을 낳는다”라고! 영화 「레 미제라블」은 시대를 넘어 우리 마음에 다가왔다.

 세계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 물신만능주의가 팽팽해지는 오늘, 젊은이들의 자살과 실업이 넘쳐나고 인간성이 실종되어 가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의 삶을 각성시키는 작품이다.

2012년 영화판 「레 미제라블」은 뮤지컬판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소설이 뮤지컬로 그리고 영화로 발표되어 많은 이들을 열광시킨 것은 좋은 일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산업을 살펴보면 영화는 그런 대로 발전해 나가고 있지만 기초예술분야라 할 수 있는 소설 부문은 매우 취약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갈수록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진 시대에 스토리를 근본으로 하고 있는 소설 분야가 살아나야 할 것이다.

 그래야 좋은 뮤지컬도, 영화도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레 미제라블」의 성공사례를 토대로 우리 문화계에도 좋은 소설과 뮤지컬·영화 등이 발표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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