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공사가 계속되는 경영적자에도 불구하고 사장 등 고위간부들에 대해서만 일부 급여항목을 새로 만들어 봉급을 올려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지하철공사는 빚더미에 앉더라도 자신들의 배만 불리면 그만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기업의 임원들이 이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한 지하철공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은 씁쓸하다 못해 배신감 마저 든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인천지하철공사는 지난 99년 10월 1호선 개통 이후 2000년 135억5천만원, 지난해 169억1천만원의 경영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지하철 건설로 진 빚만도 모두 7천353억원(이자 포함)으로 인천시가 하루 평균 1억3천여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지하철공사는 사장의 인건비(연봉)를 2000년 6천380만원에서 올해 7천400만원으로 16%, 감사는 5천130만원에서 5천900만원으로 15.1%를 각각 인상했다. 또 5천800만원이던 이사직은 6천260만원으로 무려 30.2%나 인상했다. 공사는 빚더미에 허덕이던 말던 자신들의 주머니만 채우겠다는 발상이 아닌 이상 어떻게 이같은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사가 빚더미에 올라 이자 갚기도 힘든 마당에 아무리 아래 직원들이 급여인상을 추진한다해도 이를 말릴 일이 윗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공사측이 사장과 감사, 이사 등 3명에 대해서만 가계안정비 대신 경영관리자 수당(600만~980만원)을 신설, 지급해 오다 올해 슬그머니 가계안정비(연 620만~570만원)를 부활, 임금에 포함시키는 편법을 동원했다고 하니 해도 너무 한 것 같다. 말단 직원들은 박봉에 시달리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윗분들이 하는 일이 고작 이 정도 밖에 안된다는 말인가. 감독기관인 인천시도 문제다.

지하철공사에 대한 부채규모가 7천353억원에 이르고 있는데 사장 이하 임원들에 대한 급료를 이같이 승인했다면 인천시측의 책임도 크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천시가 안고있는 부채 가운데 지하철공사의 부채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하철공사 임원들은 이제부터라도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지하철공사 경영합리화에 더욱 매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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