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태 평택시의회 의장

우리 사회에서 가장 기본인 윤리를 실천하며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사회는 법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 바보 취급받는 세상이 됐다. 다른 사람의 피해보다 나의 실익만 챙기는 개그프로 1박 2일에 나오는 유행어처럼 “나만 아니면 돼”라는 사회가 된 것이 아닌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우리 시만 해도 시민편의를 위해 설치한 버스정보 안내단말기(BIT)를 훼손시키는 사례가 늘어나자 버스정류장마다 안내단말기 파손 방지를 위한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했으며, 쓰레기 무단투기를 감시하기 위한 감시카메라, 범죄예방을 위한 방범카메라 등 기초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고가의 카메라를 끊임 없이 설치하고 있다.

 가장 기본인 사회규범(기초질서)만 잘 지켜도 사용하지 않았을 예산이다. 또한, 기업으로 따지면 생산증대에 사용되어야 할 자원이 부패와 관련한 부분(뇌물·접대 등)으로 사용되어 제품가격 상승을 유도해 이로 인한 시민의 피해를 유발시킨다.

 이것 또한 청렴·신뢰 같은 기본적인 윤리규범만 잘 지켜도 사용되지 않았을 비용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윤리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공직사회이다. 공직사회가 미치는 영향은 그 어느 것보다도 크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부정부패하다면 그 자체로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것은 곧 시와 시책에 대한 낮은 신뢰도로 연결된다.

 즉, 시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시책에 대한 시민 수용도는 매우 낮아지고, 이것은 결국 시책을 수용시키고 실행시키기 위한 막대한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 또한 공직사회가 기본적인 윤리규범을 잘 지킨다면 사용되지 않을 비용이다. 즉, 낮은 청렴성과 신뢰의 저하에 따른 시책의 지체와 막대한 비용의 증가가 바로 우리가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를 앞두고 직면하고 있는 그리고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당장의 현실적인 문제이다.

현재 평택시는 삼성전자가 입주하게 될 고덕산업단지 착공과 더불어 LG산업단지 조성, 미군기지 이전, 평택항 개발, 평택호 관광단지, 황해경제자유구역 조성 등 평택시가 발전할 수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개발사업에 직면하고 있는 평택시야 말로 청렴·신뢰와 같은 기본적인 윤리를 지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시의 대규모 사업의 경우 관리할 공직자가 청렴하고 성실하게 관리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갖가지 부실 공사와 역효과로 인해 시 발전은 불구하고 시민의 피해를 가중시키는 우를 범할 것이다.

우리와 같은 아시아권이면서 우리보다 잘 사는 홍콩의 경우 반부패 수사기구 ‘염정공서’ 수사관들은 부정부패 혐의가 있다고 인식만 해도 바로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침만 뱉어도 형사처벌까지 받는다는 싱가포르는 검경을 지휘하는 ‘탐오조사국’이 있다.

두 국가는 독립적 지위를 갖고 있는 이 수사기구들의 힘 때문에 화교권에 만연된 부패로부터 자유롭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 시,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 필요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옛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이 있다. “사회규범을 지키자, 공직윤리를 지키자”라고 시민과 실무 공직자에게만 요구한다면 이와 같은 일은 해결되지 못한다.

또한 너무 큰 부분부터 실천하려고 한다면 강한 저항에 부딪힌다. ‘위로부터, 작은 것부터’라는 신념을 가지고 나 같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부터 기초적인 윤리·규범을 솔선수범하고,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실천해 나간다면 아마 시민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나와 같은 정치인과 사회지도층이 얼마 전 퇴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명사 김능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같이 희생과 배려를 통한 솔선수범과 특권의식 탈피를 실천하고, 학연·지연·힘의 논리가 아닌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강력한 법 집행으로 평택시가 기본적인 윤리·규범을 감시·유지하기 위한 불필요한 비용을 시민편의를 위한 예산으로 사용해 평택시가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1위,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로 도약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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