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의미있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동아일보가 가정의 달을 맞아 세이브더칠드런,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와 공동으로 16개 시·도의 어린이종합행복지수를 조사해 공표한 것입니다(동아일보 2013년 5월 2일자).

심신건강·행복만족감·부모또래관계·경제여건·생활안전·성적·주거환경·여유아량 등 세부항목으로 조사해 종합적으로 평가를 했습니다.

결과를 살펴보니 어린이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지역별로 차이가 많았습니다. 인천은 종합지수 102.5로 종합 5위를, 경기도는 100.5로 9위를 차지했더군요.

전문가들이 이번 결과를 여러 각도로 분석을 했던데 그 중에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유조안 교수는 “행복지수의 종합순위와 8개 영역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니 주거환경과 가정 경제여건은 어린이의 행복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하지만 친구·부모와의 관계가 좋고 여유와 아량이 넓은 어린이의 행복감은 컸다”고 분석했습니다.

세상에 자녀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부모는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다만 부모의 시각으로만 생각하다 보니 자녀를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했던 일들이 행복이 아니라 오히려 불행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입니다.

자녀들이 공부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더 좋은 학군으로 빚을 얻어 이사갑니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 학원비라도 대려고 산업현장에 뛰어드는 어머니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모들의 노력과 희생이 자녀들의 행복과 연결되는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위의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주거환경과 경제여건’보다 ‘친구·부모와의 관계’가 아이들에게 더 행복감을 준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부모와의 관계가 좋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관계가 좋으려면 무엇보다도 서로가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분위기 속에 소통이 잘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녀와의 진솔한 대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좋은 집에서 살면서 맛있는 것 먹이고 멋진 옷 입히고 실력있는 학원에 보내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자녀와 하루에 얼마나 대화를 하시는지요?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리적인 대화시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대화의 방식입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과 대화를 잘 하고 있다고 말하시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를 하자고 시작했지만 하다보면 명령이 되고 훈계가 되고 잔소리가 되고 꾸중이 되는 경우를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대화는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는 것’입니다. 일방만 말을 한다면 그것은 대화가 아닙니다. 우리의 자녀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길, 바로 소통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통의 첫걸음은 배려와 이해의 마음으로 자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에 있습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여러분의 자녀는 행복한지 직접 물어보시고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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