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단 호크·줄리 델피 주연의 새 영화 ‘비포 미드나잇’이 지난 22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했다.

‘비포 미드나잇’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나이가 든 제시와 셀린느의 사랑을 스크린에 담은 ‘비포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1995년 유럽 횡단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미국 청년 ‘제시(에단 호크 분)’와 프랑스 여자 ‘셀린느(줄리 델피)’. 묘한 끌림으로 비엔나에서 꿈같은 하루를 보낸 두 사람은 6개월 후 플랫폼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비포 선라이즈)

9년이 지난 2004년 프랑스 파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제시는 파리의 오래된 서점에서 마치 운명처럼 셀린느와 만난다. 30대가 된 두 남녀는 6개월 뒤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9년 전 약속을 떠올리며 과거의 기억과 현재를 공유한다.(비포 선셋)

그리고 다시 흐른 9년의 세월, 첫 만남 당시 풋풋한 20대였던 제시와 셀린느는 면도도 제대로 안 하는 40대 아저씨와 뚱뚱해지고 머리카락도 빠진 아줌마가 됐다.

전작들이 두 남녀가 설렘과 애틋함 속에 사랑·삶·죽음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등 낭만적인 이야기를 펼쳐냈다면 이번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낭만에서 현실이 된’ 이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제시와 셀린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부부처럼 사소한 이유로 투닥거리고 아들 양육과 전처와의 문제 등 아주 현실적인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영화는 차를 타고 공항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어느 한적한 골목길과 유적지에서, 호텔방에서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긴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18년간 ‘비포 시리즈’와 함께 나이들며 온전히 제시와 셀린느가 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 무엇보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게 실제야”라는 극 중 제시의 대사처럼 영화는 세월만큼 성숙해진 두 남녀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개봉한 ‘비포 미드나잇’을 향한 외신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롤링스톤지는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는 평을, 인디와이어는 ‘역대 최고의 시리즈로 기억될 영화’라고 평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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