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줄곧 방송에서는 자살률에 대한 심각성을 다루고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은 추세가 더욱 안타깝다.

우리는 방송에서 유명 연예인의 자살에 대한 충격적인 보도를 적지 않게 접한다. 연예인은 대중적 인지도를 반영이라도 하듯 대체적으로 심충 보도되는 것 같다.

 너무 뜻밖이며 자살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낸용으로 요약된다. 나 자신도 개인적으로 고인을 알 리가 없지만 그때나마 숙연한 마음으로 명복을 빌었다.

우리 사회는 “오죽하면 죽음이라는 최종의 선택을 했을까!”하고 망인이 된 자 앞에서는 이유가 어떻든 간에 항상 관대하고 애도를 표한다. 그리고 난 후 얼마가 안되어서 어느 특정인이 아닌 자살률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해본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로 우리의 국격이 많이 실추되어 있는 세태에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자살을 택한 망인을 대변하고 비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길에서 박스를 주워 모으는 연세 많은 노인들을 가끔 볼 때가 있다.

남루한 옷차림에 박스나 폐휴지를 주워 담은 손수레를 움직일 때 너무도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저 노인들을 위해 당장 차에서 내려 대신 밀어드리고 싶었던 충동과 안타까운 마음에 한동안 가슴이 멍해지며 눈시울을 붉혔던 경험을 누구나 한두 번은 해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더욱이 왠지 생계를 비관한 마지막 선택이라도 하지 않을까 불안한 생각마저도 들어 꽤 오랜 시간 착찹해 했던 것은 나만의 생각이었나 묻고 싶다.

이런 저런 사유로 아무런 조명도 받지 못하는 이름없는 촌로의 생계형 자살은 앞서 언급한 유명 연예인 자살과는 구분되어야 하고 분명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할 것 같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뼈저리게 통감해야 할 사회적 문제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무척 심각한 상태인데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더욱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급격하게 높아진 이유는 노인 인구가 많아졌고, 그런 노인  중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너무 많아서라고 하니 더욱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 교육구조상 경쟁심화로 인한 친구 간 소통부재(왕따)에다 가정적 환경요인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유약한 상태에서 고통속에 내몰린 청소년들의 자살, 연일 안타까운 소식만 접하면서 아무런 대처를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더 이상 방관하는 것은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닌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소중한 인명이 너무 경시되는 사회 분위기와 환경을 바꾸기 위해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대로, 지역의 작은 정부는 작은 정부대로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2월 인구 50만 시대를 맞아 우리 남동구에서는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직제 개편이 있었다. 내가 구청장으로 있는 우리구라도 미력하나마 인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지켜보고자 인천에서는 유일하고 전국단위에서도 거의 없는 ‘생명존중팀’을 만들었다. 아직은 시작단계이지만 팀명 그대로 생명이 가장 우선시되고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 했다. 공자는 내 몸은 부모가 주었으니 함부로 해하지 말라고 했다. 다시 한 번 우리 모두가 엣 성현의 참된 가르침을 되새겨 봐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우리 인류는 끝없는 인권과 생명의 존엄을 위해 점철되었던 역사이다. 지금와서 우리 스스로가 이를 무시하고 포기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이 시대 우리 모두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인명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는 횃불이 되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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