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국 사회2부
지난주 금요일 오후 7시께 파주스타디움. 시민 700여 명이 운동장 한가운데 놓인 수십 개의 원탁 테이블에 삼삼오오 둘러앉았다. 때이른 열대야까지 겹친 더운 날씨인데도 10대 고교생부터 70대 이상 노인층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말이다.

도대체 무슨 자리일까라는 궁금증이 사뭇 고개를 들게 했다.

이는 다름아닌 파주시 행정 운영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시민들이 직접 대화를 나누고 시장에게 충고와 자문을 전하는 ‘파주시민 대토론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20여 분 남짓의 식전행사가 끝나자 시민들이 파주의 분야별 우선과제와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은 무엇인지 살피는 토론회가 펼쳐졌고 그 열기는 열대야조차 잊게 했다.

각 주제별 토론이 끝날 때마다 참석자들이 무선투표기를 통해 투표를 하면 스타디움 대형 스크린에 그 결과가 즉시 공개되면서 흥미를 더했다.

불과 10여 년 전 황량한 벌판에 비만 오면 임진강 물이 불어 수해가 끊이지 않았던 파주가 운정(교하 포함)신도시를 건설하면서 도시 발전을 꾀한 뒤 이처럼 높은 시민의식까지 보여 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단언컨대, 지방자치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5년 6월 자치단체장 선출로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된 지 어느덧 18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지방자치제를 본질적으로 회의케 하는 일도 꽤 많았다. 실제로 이 제도 정착 10주년이던 2006년에만 민선4기 취임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47.8%인 110명이 각종 비리와 위법 혐의로 기소되면서 지방자치 무용론까지 고개를 들었던 그해를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행정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갖는 발전적 기대치가 분명히 부등호를 친다.

그래서 지난주 금요일 오후 해질녘 열렸던 ‘파주시민 대토론회’는 무척 빛났다.

부디 이런 자리가 타 시·군에도 빠르게 전파돼 시정 운영의 귀한 나침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정말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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