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은 6·25전쟁 발발 63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3년여간 이어진 전쟁으로 수백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국토는 피폐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종전이 아니라 휴전된 상태로 60년이 되었습니다.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 다시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6·25전쟁 당시에 많은 국군 장병들이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목숨 걸고 싸웠습니다. 크고 작은 수많은 전투가 있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도솔산(兜率山) 전투는 치열한 공방 끝에 전세를 역전시킨 승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도솔산 전투는 1951년 6월 4일부터 19일까지 벌어졌던 한국 해병대의 승전(勝戰) 전투입니다. 이 전투에서 2천263명의 공산군을 사살하고 44명을 생포했으며 개인 및 공용화기 등 198점을 빼앗는 큰 전과를 올린 반면, 아군 또한 7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산악전 사상 유례없는 대공방전으로서 해병대 5대 작전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도솔산 지역은 강원도 양구와 인제 사이의 태백산맥 중에서 가장 험준한 곳으로 평균 해발고도가 1천m 이상이고, 양양과 철원을 삼각의 저변으로 해 원산을 그 정점으로 하는 중동부의 삼각산악지구에서 가장 중심이 되기 때문에 전략상 가치 역시 대단히 컸다고 합니다.

 이 전투의 승리로  한국 해병대 제1연대는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게서 부대 표창을 받았고 ‘무적해병’이라는 칭호도 얻게 됩니다.

함께 참전했던 미국해병 제1사단장에게서 “한국 해병대가 아니었다면 이 전략적 요충지를 수중에 넣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도솔산 전투를 기념해 해마다 6월이면 강원도 양구군에서는 해병대사령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도솔산 전적문화제’가 열립니다. 나는 이 행사에 6년째 사회자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양구종합운동장과 그 주변 지역에서 수만 명이 모인 가운데 펼쳐집니다. 이 전적문화제는 찬란한 금자탑을 쌓은 해병대의 도솔산전투의 승전을 기념함과 동시에 과거의 역사적 비극을 문화축제로 승화시키는 통일염원축제입니다.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스피치의 현장에서는 사전조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행사가 어떤 것인지, 목적은 무엇인지, 내빈은 누가 참석하는지, 청중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는지 등의 사항을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성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지 않습니까? 도솔산 전적문화제에 대해서도 미리 살펴보니 관광객들을 비롯해 양구군민, 해병대 장병들은 물론이고 인근 육군 부대 장병들, 그리고 전국에서 모인 해병대 전우회원들, 게다가 6·25전쟁 당시 이 전투에서 싸웠던 한국과 미국의 참전용사들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였습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이었기에 승전을 기념하되 너무 그것만 부각되어서는 안 되었고, 과거를 잊지 않으면서도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습니다.

또한 전투에서 산화한 장병들을 추모함과 동시에 참전용사들에게는 감사의 뜻을, 현역 국군 장병들에게는 사기를 북돋우는 멘트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청중에 대한 그리고 행사에 대한 정보가 많고 정확할수록 성공적인 스피치로 가는 길은 더 쉬워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은 오프닝을 잘 여는 데도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첫 인상은 억만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다’는 어느 위인의 말처럼 스피치의 현장에서 여는 말(오프닝)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헤일로 효과 (Halo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다른 말로 후광효과(後光效果)라고도 합니다. ‘인물이나 제품을 평가할 때 첫 인상이 평가에 이어져 판단의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사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만 현실에서는 이런 오류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첫 인상은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첫 인상을 주고 있습니까?

오늘의 과제입니다. 스마트폰 등을 통해 자신의 평소 모습을 촬영하고 첫 인상은 어떠한지 객관적으로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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