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나래 인하대병원 안과 교수

올해는 유난히 무더운 날씨가 일찍이 시작되고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름철에 눈을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깨끗하게 비누로 손을 씻으세요. 여름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결막염 환자가 늘어납니다.

흔히 유행성눈병으로 불리우는 유행성각결막염이나 아폴로눈병이라 불리는 급성출혈성결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입니다. 버스나 지하철 손잡이·의자·수건 등 전염성 결막염에 걸린 환자가 눈을 만진 손으로 만진 모든 것으로부터 전염이 가능합니다.

 특징적으로 충혈·이물감·눈곱·눈물흘림 등이 나타나며 처음 일주일 정도는 점점 증상이 심해집니다. 대부분 2주에서 3주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완치되나 간혹 합병증으로 각막에 혼탁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직접적인 치료약은 아직까지 없고 대증적인 요법만이 있으므로 외출 후에는 항상 비누로 깨끗이 손을 닦고, 함부로 눈을 만지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본인이 전염성 결막염에 걸린 경우에는 전염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하고, 눈병에 걸린 환자의 가족들은 수건을 따로 사용해야 합니다.

둘째, 자외선 차단용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세요. 여름에는 햇빛 특히 자외선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피부를 햇빛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차단제를 피부에 바르듯이, 자외선에 민감한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용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합니다.

 눈이 자외선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백내장·검열반·익상편·황반변성 등의 질병이 증가할 수 있으며, 라식이나 라섹 등의 근시굴절교정수술을 받은 환자들에서는 각막혼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강한 햇빛은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각막화상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질병들은 대부분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므로 햇빛이 강한 여름, 특히 낮시간에는 자외선 차단용 안경 또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에어컨 바람을 피하세요. 에어컨 바람을 직접 눈에 쐬게 되면 안구건조증이 심해집니다. 또한 직접 쐬지 않더라도 실내 온도가 내려가 공기가 건조해집니다.

건조한 환경에서 빨래가 잘 마르듯이 우리 눈의 눈물막도 빠르게 증발하게 됩니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안구 표면을 보호하기 위해 오히려 눈물이 많이 나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주로 고령의 환자들이 외출 때 찬바람에 눈물이 난다는 증상을 호소하지만 여름에는 젊은이들도 눈물이 잘 난다고 하는데 이는 대부분 직장 사무실에 에어컨을 강하게 작동해 눈물막이 마르고 안구 표면이 건조해지기 때문입니다.

안구건조증의 증상을 완화하고 눈물막을 유지하기 위해 인공눈물 점안, 누점마개 시술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적정습도의 유지이며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지 않는 것으로도 상당한 증상의 호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끝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멀리 하세요. 요즘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컴퓨터 모니터를 하루 종일 들여다보며 일을 합니다. 또한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시간·장소를 불문하고 길거리·지하철·버스 등에서 쉼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눈을 사용해 집중하는 일을 하면 무의식적으로 눈깜빡임 횟수가 줄어들게 되며 이로 인해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게 됩니다. 또한 과도한 눈의 조절로 인해 눈피로·두통·안통·시력감소 등이 발생하며, 노안을 빨리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으로 안과를 내원한 환자들은 진료를 기다리는 대기실에서도 휴대전화를 계속 들여다보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장시간 모니터를 볼 때에는 중간 중간 휴식시간을 가지고,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3m 이상의 물체나 풍경에 초점을 맞추어 눈피로를 풀어주어야 하며, 눈을 의식적으로라도 자주 깜빡여 눈물막이 마르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이상 여름철 눈건강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렸습니다. 한반도의 아열대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 예전보다 여름이 길어졌고 습도도 높습니다. 철저한 위생관리와 올바른 눈관리 습관으로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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