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매개로 소통하는 ‘제9회 인천여성영화제’가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영화공간 주안에서 펼쳐진다. 개막작 ‘탐욕의 제국’을 시작으로 국내외 장·단편영화 20여 편을 상영하는 이번 영화제는 ‘세상을 향한 새로운 물결-파문(wave)’을 큰 주제로 진행된다.

우선 11일 오후 6시 30분 상영되는 개막작은 사측을 향한 삼성반도체 여성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끈질긴 투쟁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탐욕의 제국(감독 홍리경)’이다. ‘2013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옥랑문화상’ 수상작으로 이번 인천여성영화제에서는 지난 5월 첫 상영 후 재편집·보완한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14일 오후 6시 30분에 만나 볼 수 있는 폐막작 ‘마이 플레이스(감독 박문칠)’는 한국사회가 정상이라 규정한 기준선으로부터 조금씩 비껴 나 있는 가족들을 통해 정상성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이다. 인천여성영화제가 남성 감독의 영화를 폐막작으로 선정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인천여성영화제는 “개막작은 삼성반도체 여성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 자본과 국가가 여성의 노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수작”이라고 소개하며, 또 폐막작과 관련해서는 “페미니즘이라는 주제가 단순히 생물학적 성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므로 정상성 범주에 문제를 제기하는 ‘마이 플레이스’를 기꺼이 폐막작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제를 대표하는 개·폐막작 외에도 3일간 ▶부모에서 부모로(12일 오후 1시 30분, 감독 반다) ▶군대에 가고 싶지 않은 마음(13일 오후 1시 30분, 감독 장윤미) ▶엔딩노트(12일 오후 4시 30분, 감독 스나다 마미) ▶모래가 흐르는 강(13일 오후 7시 30분, 감독 지율스님) 등 다양한 여성영화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 중 개·폐막작을 비롯해 13개의 영화는 상영 후 감독과 관객이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된다.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묻고 소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다. 또 독특한 매력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여배우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배우 열전’도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여성영화제 관계자는 “올해 인천여성영화제는 세상을 향해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낼 다양한 영화들을 준비했다”며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영화와 이를 만든 창작자, 그리고 관객이 만나 다시 한 번 이 세상을 향해 새로운 물결들을 불러일으키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한 영화제”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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