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스피치의 비법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이야기가 됩니다만 비교적 짧은 시간의 투자로 최선의 효과를 내고자하는 분들을 위해 지난 시간에 이어 몇 가지 말씀을 더 나눌까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스피치는 비단 대중연설뿐 아니라 일상 대화 등 여러 상황을 일컫는 것입니다. 스피치 현장의 모든 상황에서 비슷하게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기억하시기 좋게 ‘표·시·제·목’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표는 ‘표정’, 시는 ‘시선 처리’, 제는 ‘제스처’, 목은 ‘목소리’를 뜻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표정’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웃는 낯이 청중 혹은 청자에게 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큽니다.

억만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바로 인상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이미지 개선이라는 측면 외에도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면 실제로 말하기 좋은 상태로 얼굴 근육이 바뀌게 됩니다.

좋은 표정으로 말을 하면 전달력이 더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미소 지으며 말하기! 잊지 마십시오.

두 번째로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이 시! 바로 시선 처리입니다. 여러분은 스피치 현장에서 시선처리는 어떻게 하십니까? 우선 일상적인 대화할 때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앞에 사람을 두고 다른 것만을 쳐다보거나 상대방의 눈길을 회피하거나 하면 어떨까요? 십중팔구 자신감이 없거나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되고 말 것입니다.

반면에 상대방을 지나치게 노려보거나 쏘아본다면 그 역시 평탄한 대화를 이어가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마치 시비 걸러 나온 사람처럼 보일 테니까요. 청중이 여러 명일 경우에는 다소 복잡합니다.

역시 청중을 도외시하는 듯한 시선회피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청중 중에 한두 명 특정인물에게만 눈길을 주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역시 소외감을 느끼게 될 터입니다.

흔히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합니다. 눈을 통해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는 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눈입니다.

그래서 눈을 가리면 누군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눈빛과 관련된 표현은 많이 있습니다. ‘눈빛이 형형하다’,‘눈빛이 살아 있다’,‘눈빛이 매섭다’,‘부드러운 눈빛’ 등등. 같은 얼굴 중에도 코나 입 혹은 귀를 가지고는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눈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니 눈빛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눈이 맞았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관용구로 국어사전에는 ‘두 사람의 마음이나 눈치가 서로 통하다.’로 뜻풀이가 되어 있습니다. 코가 맞았다거나 귀가 맞았다는 표현은 없지만 ‘눈’은 서로 ‘맞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합니다. 상대방과 눈빛을 적절히 교환할 때 전달력을 배가시킬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적절한 시선 교환, 시선 배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양에서는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결례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눈을 지나치게 쳐다보아도 역시 실례가 됩니다.

 그래서 ‘눈빛이 서로 마주치게 하되 선한 눈빛으로 만들자’고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청중이 여러 사람일 때는 골고루 시선이 갈 수 있도록 반드시 배려해야 합니다.

적절한 눈빛 교환, 스피치에서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눈으로도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웃는 표정으로 말하는 연습과 동시에 좋은 눈빛을 던지는 훈련도 병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