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은 취임 당시를 회상하며 “상황이 매우 엄혹했다”고 말했다. 매일매일 이자 결재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했고, 너무 힘이 들어 출근하지 않고 도망가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도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이제 연비어약(鳶飛魚躍)이라는 시정철학처럼 활기찬 인천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송 시장은 발전과 퇴보의 갈림길에 선 인천시를 동북아 중심도시로 이끌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런 송 시장에게 앞으로 인천이 나아갈 모습에 대해 들었다. 그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까지 시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겠지만 이후 한 단계 도약을 통해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로 자리잡을 것을 자신했다.

-인천시가 기업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에게 있어 투자유치는 어떤 의미인가.

   
 

▶기업 유치는 자립경제와 일자리 창출의 모태이자 미래를 위한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뛰어다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인천은 기업 유치보다 아파트를 짓는 데 신경쓰다 보니 기업이 떠난 자리에 아파트만 들어섰다. 그러면서 한때 성냥, 제당, 제분, 가구, 목재 공장 등 수도권의 중심이었던 인천의 기업구조가 영세화됐다. 따라서 시의 산업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전자, IT·BT, 로봇, 항공기 산업부품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시는 유능한 인력 확보, 교통 인프라, 기업에 대한 행정적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체계가 갖춰져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LG전자·신세계·코오롱 글로벌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앰코·시스코·브로제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인천에 둥지를 틀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사활을 걸고 미래혁신과 창조정신을 접목시켜 인천에 투자한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물론 원도심 내 입주하는 기업들이 시민들의 보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 시의 재정이 건전해졌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부채는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다. 부채는 무사히 갚아 나갈 수 있는 규모인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공기업 부채를 포함한 시 부채 규모는 9조4천594억 원이다. 취임 당시인 2010년 6월 말과 비교해 볼 때 2조 원 정도가 증가했다.

주요 증가 내역은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건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 구월보금자리주택 건설, 검단산업단지 조성, 검단신도시 개발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부채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종료되는 2014년을 정점으로 감소될 것이다.

따라서 시는 국비·교부세와 같은 의존재원 확충에 최선을 다하고 신규 세원 및 세외수입 징수활동을 강화하겠다. 고금리 악성채무는 양질의 채무로 전환해 이자 비용을 절감할 것이다.

올해 안에 1조2천억 원 규모 투자유치 및 분양 실시는 물론 내년으로 예정된 검단신도시 및 도화구역개발사업지구의 분양이 본격화되면 채무 상환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루원시티, 도화구역, 동인천북광장 등 주요 원도심 개발사업의 방향과 원도심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가. 또 시는 올해부터 전면 철거 방식에서 벗어나 원도심 일부 지역을 선정해 특성에 맞는 마을로 조성하는데, 과연 그것만으로도 신도시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루원시티 개발사업은 지역주민 이주 문제, 높은 조성원가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현재 잔류 주민 이주를 완료하고 건물 철거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또 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개발계획 변경과 실시계획을 확정해 내년 상반기에 기반시설 공사가 착공되도록 할 예정이다.

도화구역은 시립미술관, 행정타운 기능 집적화 시설, 중국상품 도매시장, 타타대우 인천사업소 등 국내외 투자자본과 앵커시설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활성화되도록 할 것이다.

 동인천역 주변은 시민이 많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시설을 설치하는 앵커사업으로 선정해 주변 도시재생사업을 촉진시키는 계기를 만들겠다.

사업구역 내 도로, 공원, 주차장 등 주민에게 필요한 기반시설을 정비 및 설치해 거주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이에 필요한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국비 확보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원도심은 주거환경을 개선하면서 도심 공동체 삶을 복원하는 사업을 발굴해 물리적 개발에서 보전·정비·개량의 방법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원도심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사업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사업이 완료되면 주변이 개선되고 역세권 활성화가 예상돼 경쟁력 있는 원도심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내년이다. 국고 지원과 경기장 건설 등 제반 준비에 문제는 없는가. 또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의미와 기대효과는 어떻게 전망하나.
▶난제였던 주경기장 건립에 대한 국고 지원이 이뤄짐에 따라 경기 준비는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시의 재정상 어려움으로 과연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를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들이 상당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615억 원의 국비가 확보되는 등 점차 예산이 확보되고 있다. 지금부터는 인천을 위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뛰고 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경직된 남북관계를 뚫는 돌파구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시아경기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게임이 아니라 이념과 종교, 민족 갈등의 벽을 넘어 하나가 되는 평화의 축제가 될 것이다.

대회를 통해 국민경제 파급효과도 대단히 크다. 광저우(廣州)를 중국 제3의 도시로 급부상시켰던 선례를 볼 때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생산유발 12조 원, 부가가치 5조 원, 26만 명의 고용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야 할 인천뿐 아니라 국가적인 행사다.

-수도권매립지 연장 여부를 두고 시를 비롯해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장관이 시를 방문해 연장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는 등 인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수도권매립지는 오는 2016년이면 공유수면 매립 및 폐기물처리시설로 사용이 종료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환경부와 서울시가 대체 매립지 마련 불가와 아직 매립지 사용공간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매립기간 연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데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인천시민의 정서와 그간 악취·날림먼지 등 환경 악화에 대한 고통을 무시한 채 일방적 연장 주장만을 강조하는 태도다.

시는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라 2016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와 폐기물 자체 처리, 수도권매립지 권한 조정 등 제도 개선을 위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며 환경부와 서울시도 기존 연장 입장 변경과 원칙을 준수할 것을 거듭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기호일보 독자들에게 덕담 한마디.
▶시장 취임식이 엊그제 같다. 그런데 벌써 3년이 넘었다. 시간이 빠르기도 하지만, 하도 많은 일을 겪어서 10년이 지난 것 같기도 하다.

현재 인천은 갈림길에 서 있다. 1인당 6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전국 최고의 GRDP를 자랑하는 울산시처럼 발전할 것인가, 아니면 2만 달러 이하의 전국 최저 수준의 도시로 갈 것인가 하는 갈림길이다.

올해 시는 연비어약(鳶飛魚躍)이라는 구호로 연초부터 뛰고 있다. 시민의 하나된 힘과 에너지가 인천에 활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외교활동이 가장 활발할 뿐 아니라 어려운 남북관계 속에서도 가장 열심히 남북 화해협력을 위해 활동했다.

이제 오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와 내년 9월 열릴 아시아경기대회, 한 달 뒤 개최될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고 나면 시는 한 단계 도약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

지켜봐 주시고 함께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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