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로 발효 1년을 맞이한 한미 FTA가 FTA 수혜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을 큰 폭으로 늘리며 대미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본보는 창간을 맞이해 한미 FTA 1년을 뒤돌아보며 우리나라와 경기도내의 득과 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환경은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인하된 FTA 수혜 품목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미국의 대한 수입 기준)했다.

반면 같은 기간 FTA 비수혜 품목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3월 이후 10개월간의 대미 수출 성과를 FTA 수혜 품목(관세 인하가 일어난 품목)과 비수혜 품목(관세 0% 품목, 일정 기간 관세 인하 유예 품목 등)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다.

한미 FTA 수혜 품목의 수출 성과는 경쟁국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우리나라의 한미 FTA 수혜 품목에 대한 대미 수출은 일본 13.0%, 중국 6.9%, 타이완 8.5% 증가했고 동일 품목군에 대한 미국의 전체 수입은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 성과(14.6% 증가)가 경쟁국 대비 우위를 보인 것이다.

실제로 주요 산업별로도 FTA 수혜 품목이 대미 수출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제품의 경우 FTA 수혜 품목의 대미 수출이 32.8% 늘어났고 석유화학(18.9%), 일반기계(14.1%), 타이어(7.3%)도 호조를 보였다.

중소기업이 많이 포진해 있는 자동차부품의 경우 FTA 수혜 품목의 수출이 25.5%나 늘었고 섬유 9.1%, 신발 28.9%, 1차산품과 가공품으로 이뤄진 먹거리 수출도 11.8% 증가했다. 이 외에도 악기, 조명, 운동용구, 문구, 미용 분야에서도 FTA 수혜 품목의 수출이 빠르게 늘어났다.

또한 한미 FTA 발효 이전에는 대미 수출 규모가 작았지만 FTA 발효를 계기로 수출이 급증한 품목들도 많았다. 에어백(419.1%), 서스펜션(407.6%), 폴리프로필렌 수지(332.7%), 글라인더·믹서(172.0%), 휴대용 전등(4천411.6%), 변성기(1728.3%), 웰트화(599.7%), 기타 남성화(209.0%), 합섬직물(312.8%), 여성용 재킷(1만932.0%), 침구이불(161.0%) 등은 세 자릿수 이상의 수출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우리나라 대미·대EU 수출증가율은 1.5%, -7.1%로 부진했던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의 대미·대EU 수출증가율은 12.6%, 11.4%로 매우 선전했다.

도내 주력 수출제품 중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의 IT제품은 이미 WTO 협정에 의해 무관세가 대부분이지만 자동차, 자동차부품, 기계류, 섬유, 신발 등은 대부분 FTA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지속적인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중국·동남아 등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 있어 FTA로 인한 가격경쟁력 확보는 해외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겐 단비 같은 존재다. 한미 FTA가 우리 수출에 미친 효과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 FTA는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발효 전인 2012년 1분기 8.7% 감소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미국의 투자가 FTA 발효를 계기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2~4분기 미국의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70.5%나 늘어났다.

또한 우리나라의 FTA 네트워크 확대와 더불어 일본 등으로부터의 투자가 쇄도해 2012년도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 유입은 162억6천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한·EU, 한미 FTA 등의 발효로 FTA의 가격 이점과 전략적 거점으로서의 중요성이 커지며 투자처로서 재조명받은 것이다.

▲ 이진호 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장
이진호 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장은 “미국·EU FTA 협상 개시 선언, TPP 협상 타결 추진 및 일본의 TPP 참가 등 세계 최대 시장 미국을 둘러싼 통상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며 “한미 FTA를 통해서 우리가 확보한 FTA 선점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FTA 효과 극대화를 위해 도내 중소업체의 FTA 활용 지원, 외국인 투자유치 등에 정책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FTA 효과는 원산지 증명, 사후 검증 등의 준비가 필요한데 도내 중소기업이 혼자서 감당하기엔 벅찬 경우가 많아 무역협회 FTA무역종합지원센터 등 무역 유관기관의 지원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최근 미·EU FTA 및 일·EU FTA 등이 추진되고 있어 도내 기업들이 주요 시장에서 FTA 선점효과를 잃지 않도록 정부와 유관기관은 협력해 추가적인 지원책과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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