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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기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 무엇을 남겼나
-이갑영 인천대 동아시아평화경제연구원장=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가 다섯 번째 원우회를 맞았다. 2개월간 강의를 통해 많은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 특히 개성공단 사태로 남북경협이 다룬 이슈도 주목받았다.
▶염규주 제5기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 고문=현재 남북 위기상황 속에서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가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해 봤다. 인천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감안, 지역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임은 분명하다. 반면 강연자 강의에서 정부정책과 달라 혼란과 갈등도 적지 않았다.
현 정부와 이해관계가 같은 이도 있고, 다른 이들도 있어서 일부 오해를 부르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해 봤다. 하지만 필요성만큼은 인정받을 만하다. 남북 화해협력을 위해 정부도 못하는 일을 인천시가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박수받을 만하다.
▶유화석 ㈜유니월드오토테크 대표=초반보다 지역에서 상당히 널리 알려졌다. 다소 생경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남북 경색국면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우리 정부와 북한,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일반 시민의 입장 모두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한반도 위기상황 속 인천시가 나아갈 길
-이갑영=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개성공단 잠정 폐쇄는 물론이고 남북관계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의 남북 화해협력을 위한 노력이 눈부시다.
▶우정하 인천시 남북경협팀장=남북경협에 대한 인천시의 관심은 그 어느 곳보다 뜨겁다. 인천시 역시 현재의 위기를 수수방관하고 있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그런 부분에서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단둥 축구화 공장과 인천AG 북한 선수단 참가, 인도적 지원 및 다양한 협력사업 등 앞으로도 남북 화해협력을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학생 체육 교류, 체육물품 전달사업, OCA 비전2014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에 대해서도 남북 교류협력 스포츠 교류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 10월 전국체전과 내년 인천AG에 이어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등 남북 체육 교류에 힘쓰겠다.
▶박신숙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 총원우회 사무총장=펜싱과 배드민턴 등 인천대 스포츠 분야 학과와도 접목시키면 좋겠다. 대학생 교류를 통해 남북 화해협력 연결고리를 잇길 기대해 본다.
#존폐 위기에 몰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현실적 지원 방안은
-이갑영=개성공단 잠정 폐쇄로 입주기업이 경영위기에 몰렸다. 당장 남북이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 역시 속수무책인데, 현실은 어떤가.
▶박창수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회장=피해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얼마나 손해가 가는지 통계를 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고객이 떠나면 안 되기 때문에 더 애를 태우고 있다. 개성공단이 아닌 국내에서 생산을 하면 5~10배 비용이 더 든다.
200원짜리 부품을 만드는 데 1천 원 이상 드는 구조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게 뻔하다. 장마가 본격화되고 7월 안으로 재개가 안 되면 줄도산 사태가 속출할 수 있다.
▶박신숙=정부를 믿고 투자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피해 지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언론 보도를 보면 정부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듯한데 효과가 없나.
▶박창수=정부가 지원을 한다고 하는데, 금융대출을 지원한 게 전부다. 그것도 신용등급이 되는 곳만 지원을 받는 수준이다.
국민들 오해가 많다.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회를 갔더니 친구들이 하는 소리에 기가 찼다. 정부가 도와준다고 하니까 마치 해결이 된 것처럼 안다.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밤잠을 설치는 단계도 이미 지났고, 최근에는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유화석=정부가 10억 원 한도 내에서 빌려주는데, 1년 뒤 원리금을 전액 상환해야 하는 구조다. 정부가 도움을 준다고 하는 자체가 민망할 정도다. 억울하다. 고객을 위해 없는 돈까지 빌려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심지어 직원들조차 정부가 업체를 위해 자금 지원을 해 준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경협보험 보상금도 언제 나올지 모른다.
또 정부에서 대위권을 행사해 보험금을 받으면 개성공단 현지 건물을 뺏기는 방식이다 보니 개성공단이 재개되서 다시 건물을 살 업체가 몇이나 될지 알 수 없다. 회사가 다 망한 뒤에 다시 개성공단에 가라고 하면 누가 가겠는가.
▶박창수=경협보험이 허술하다 보니 보험금을 차라리 안 받고 민사 소송해서 실물 가치만큼 손해배상을 받겠다는 업체가 수두룩하다.
그렇다고 남과 북 정부에 속시원히 욕을 할 수도 없다. 당장 죽게 생겼는데 평화통일이 무슨 소용이고, 남북화해가 뭐가 필요하겠는가.
이렇다 보니 업체 대표 일부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할복자살’이라도 해야 남북 정부가 해결책을 내놓지 않을까 하는 하소연을 할 정도다.
▶유화석=우리 정부의 완강한 대북정책에 국민 지지율이 높아지는 상황도 개성공단 기업들이 운신의 폭을 좁히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죽을 날을 받아두고 하루하루 연명하는 시한부 인생이 된 셈이다.
▶박창수=정부도 언론도 우리를 포기한 듯하다. 국회 역시 마찬가지다. 진출 초기에는 모두 우량기업으로 10대 1의 높은 경쟁률도 뚫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이갑영=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중앙정부도 제대로 돕지 못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인천시가 구원자로 나설 수는 없나.
▶우정하=인천시 역시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10억 원 안팎의 금융 지원과 대체 생산시설 부지 제공을 위해서 10억 원 정도 경영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입주기업 거래 기업에는 별도로 송영길 인천시장 명의로 된 협조서한을 보내고 있다. 현재까지 5개 기업 정도가 서한문을 제공받았다. 이 밖에 더 돕고 싶지만 정부 권한을 넘어설 경우 자칫 정치적 오해를 부를 수 있어 객관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유화석=말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실제 송영길 인천시장 명의 협조서한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거래 기업에 보냈더니 우리가 직접 설명하는 것보다 이해도 좋고 무게감도 있다.
▶박창수=개성공단은 기업들이 우리 돈을 가지고 몇백조 원의 성과를 낸 것이다. 국민들은 마치 우리 기업을 정부가 엄청나게 도와준 것으로 알지만 시쳇말로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코 묻은 돈을 투자해 이렇게 성공적으로 키워 냈다. 하지만 현재 우리 기업이 정부에 ‘팽’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박정부가 얼마나 남북화해에 투자했나. 매일 500여 대 차량이 남북을 오가고, 5만여 명 북한 근로자를 얼마나 바뀌게 했는가. 언론도 그렇고 정부도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 모범을 어떻게 이어가야 하나
-이갑영=1기는 지역 오피니언리더가 주류를 이뤘지만 5기로 이어지며 더 많은 시민으로 확대됐다. 수강생 폭을 더 넓혀야 한다는 제안도 많아진다. 변화·발전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나.
▶염규주=원우회 활동이 유대관계를 강화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출지, 교육 강화에 중점을 둘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더 많은 시민이 참가해 이해도를 넓히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갑영=1기에서 5기까지 오면서 보수와 진보 성향을 달리하는 인사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보수와 진보 상호 공존을 위해선 어떤 방법론을 써야 하나.
▶유화석=획기적인 시도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남북경협 인천아카데미가 처음에는 막연했는데, 횟수를 거듭할수록 한 단계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사진에 심혈을 기울였으면 하고, 진보와 보수 양쪽을 아우르는 강의를 펼쳤음 한다.
▶박신숙=남북경협 초반에는 이해관계가 달라 우려도 많았지만 점차 서로를 이해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100% 강의를 수용하지 못하더라도 남북경협에 대한 홍보 전도사가 될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냈다. 좀 더 확산시키려면 계층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NGO나 시민사회단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학교운영위원회 등 특정 계층의 좀 더 많은 이에게 알려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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