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회와 교육은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사회 변화에 대응한 교육 패러다임은 이런 면에서 국내외 교육전문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미래 사회를 위해 교육청과 교사, 학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맞춰 교육의 내용과 방식, 평가를 개선해야 한다.”

김 교육감이 지난 11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혁신교육 심포지엄 기조연설의 내용 일부다. 경기도와 대한민국에 혁신교육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 교육감은 이날 협력·성장·자율·자치·공동책임의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본보는 김 교육감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 사회를 전망하고 그에 대응한 교육 패러다임, 학교 모형 등의 변화를 알아본다.

-교육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

   
 

▶교육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가에 대한 인식과 의식을 갖게 한다.

삶의 도구를 만들고 활용하는 능력과 삶의 가치·태도를 갖게 하는 것이 교육이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어우르는 (초·중·고등)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은 인성, 감성, 지성이 어우러지는 바탕 위에서 사회 상황에 필요한 가치·태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자본주의에서는 교육이 수단으로 역할하기도 하는데 미래 지향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도구화된 교육이 아니라 세계관과 가치관을 견인하는 교육이 본바탕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시장에 맡겨 있어 많은 혼란과 부작용이 나타난다. 
사회는 학벌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학은 서열화돼 있어 올바른 고등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사회 변화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하이콘셉트, 하이터치 패러다임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하이콘셉트는 융합사회를 뜻하고 하이터치는 소통사회를 의미한다.

융합과 소통이 함께하는 과정에서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언론에서 자본주의 4.0 시대를 이야기했는데 자본주의가 보다 인간화되고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의 발전이 필요하다.

그러한 방향이 우리 사회의 지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본주의 4.0이 목표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자본주의 4.0은 의미가 있다.

미래 사회는 가속의 시대, 융합의 시대, 공감과 감성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과거와 같이 이것이냐 저것이냐 양자택일에서 벗어나 둘을 통합하는 시대로 변화를 이뤄야 한다.

-한국 사회의 산업구조 진단과 앞으로의 방향은.
▶국제 분업 체계에서 하청관계에 있는 저개발 국가, 개발도상국 등은 수탈과 착취를 당한다.

우리나라는 국제 분업 수준이 하위에서 중간 이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산업적인 취약성 때문에 안정된 경제 성장 잠재력을 갖지 못하고 있고 우리의 경제 성장이 갈수록 퇴보한다.

제대로 회복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복지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국민들의 안정적인 재생산이 이뤄져야 한다. 국민이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 자녀를 낳고 키우고 본인의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미국의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고 미국 경제·사회 전반에서 디지털 철학으로 요약되는 융합과 소통의 시대가 꽃피우기 시작했다.

   
 
기업과 정부도 단순한 성장보다 공존과 복지 같은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보면서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사회와 산업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어떠한 교육이 필요한가.
▶경기도교육청은 창의지성교육을 공교육의 미래 모형·방안으로 삼고 있으며 지성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함양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한 방법은 수업과 평가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주입식, 암기식 수업을 토의, 토론, 체험, 탐구방식으로 옮겨가고 수업 현장에서 학생과 교사가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배움중심수업이다.

배움중심수업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학생들에게 얼마나 전달됐는지, 학생들의 인식을 얼마나 높였는지를 알기 위해 학생의 성장을 평가하도록 하고 교사 중심 평가, 서술형·논술형 평가, 상시평가를 도입해 피드백 하는 것이 평가혁신이다. 

도교육청은 창의지성교육, 배움중심수업, 평가혁신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미래 사회를 위한 도교육청의 실천과 성과는.
▶경기교육은 과거의 교육 패러다임인 경쟁, 성적, 통제, 관리중심을 협동, 성장, 자율, 자치중심으로 변화시키고 그 모형으로 혁신학교를 지정·운영한다.

혁신학교는 단위학교의 모형이고 지역 모형은 혁신교육지구에서 만들고 있다.

이 두 개의 모형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 모형을 만든다.

더불어 학교 구성원들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문화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공동체가 강화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자기 역할을 하고 상호 유기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인권 조례, 학부모회 지원 조례, 교권보호헌장을 제정했다. 

3자(학생·교원·학부모)가 공식적인 자기활동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교장의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공동체를 이끌어 가도록 하는 작업을 해왔다.

또한 무상급식과 학교운영비 지원 등을 통해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모든 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으로 보편적 교육복지를 실천해왔다.

교원행정업무 경감 사업은 교원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생활지도 하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했고 NTTP(새로운 교사 연수 프로그램)를 통해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했다.

지역에서는 아이가 밝아지고 학교에 오는 것을 즐거워한다는 교사, 학부모들의 말을 자주 듣는다.

-해외 교육선진국의 교육활동 중 관심 있는 것은.
▶덴마크를 모형으로 생각하고 여러 가지를 본받았으면 한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평가되는 것으로 안다. 또한 가장 청렴하고 복지가 보편적으로 잘 돼 있는 국가다.

교육시스템도 보편적 교육복지를 기반으로 해서 고등교육까지 소질과 소양에 따라서 배울 수 있도록 한다.

덴마크는 부족한 아이들을 사회 전체가 돕는 시스템으로 교육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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