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 이상 기부 또는 약정할 경우 가입할 수 있는 개인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가 인천에서 출범한 때는 지난 2008년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해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고 개인의 기부를 이끌어 내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인천 아너 소사이어티에는 24명의 회원이 가입해 인천지역 장애인과 노인 등 소외계층 및 인천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 복지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8년 1호 회원으로 가입한 정석태 진성토건 회장을 시작으로 매년 3~9명씩 늘어나 인천이 전국 16개 시·도 중 인구 대비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박순용 인천폐차사업소 회장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장인 황규철 경림건설 회장, 박상은 국회의원, 심장식 선광 회장, 예태환 라인테크 대표 등이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노두식 영제한의원장과 한명희 다섬종합건설 대표, 문창복 대창스틸 대표 등 상반기에만 벌써 8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공동모금회는 올 누적 목표 회원을 30명에서 40명까지 늘렸다.

전체 회원 24명 중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는 익명 회원도 4명에 달한다.

인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중에는 기존에 가입한 회원 소개로 동참하는 형태가 많아 나눔문화 확산의 모범이 되고 있다. 가장 최근 가입한 24호 회원인 허인애 우리기업 대표 역시 기존 회원의 활동을 보고 나눔을 실천하고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이웃사랑을 실천한 노기호 금호스틸 대표,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고 주식 이익금의 일부를 보탠 권인배(금융업)씨 등 의미 있는 기부를 실천하는 이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들은 기부뿐 아니라 복지 현장을 직접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낮은 자리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소외된 이웃을 섬기자는 회원들의 의지를 수렴해 지난해에는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을 창립했다. 이미 지역에서 나눔과 봉사에 앞장서 선행을 베푸는 이들은 클럽을 통한 성숙한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지역사회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나눔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사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는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및 기부 문의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032-456-3311)로 하면 안내된다.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 인천을 기부문화의 메카로 만들어 따뜻한 도시로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인천지역에서 기부문화, 특히 아너 소사이어티 활성화에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지난 2008년 1호 회원을 배출한 이후 그가 공동모금회장으로 취임한 2011년 이전까지 4명에 불과했던 인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지난해에만 9명을 회원으로 맞아 전국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종 포럼과 모임 등 지역의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을 모으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 출신의 메이저리거 류현진(LA다저스)선수가 시즌이 끝나는 오는 10월 입회할 것을 확정했다.

조 회장의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인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전국 16개 시·도 중 인구 대비 가장 많은 24명의 회원을 보유하게 됐다.

그는 “타 지역처럼 인천은 대기업이 많지 않지만 나눔문화가 확산돼 시민들이 작은 것 하나라도 베푸는 데 선도적”이라며 “인천시청 소속 박태환 수영선수 등도 입회할 것을 독려해 올해까지 회원 수를 40명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성과를 나타낸 그가 복지 분야에 몸담은 것은 오래지 않다.

옹진군수 등 공직생활만 45년 동안 했던 그가 복지에 발을 들이게 된 이유는 주변 사람들의 추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봉사하다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는 의지가 컸기 때문이다. 또한 중앙에서 근무했을 때 느꼈던 인천사람은 짜다는 선입관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한몫했다.

그는 “이 자리는 무보수·비상근의 명예직이지만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사소한 것까지 챙기고 있다”며 “이 일을 맡으면서 인천이 어느 지역보다 기부문화가 널리 퍼진 곳으로 인식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인천을 기부문화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또 다른 구상을 하고 있다. 다름 아닌 인천에 전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기념관을 설립하는 희망이다. 회원들이 살아온 인생을 전시함으로써 가문의 영광이 될 수도 있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나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의 기부정신이 확산돼 요즘 공동모금회 사무실에는 유치원 학생들이 고사리손에 저금통을 직접 들고 와 기부를 하거나, 남동구의 한 환경미화원이 새벽잠에서 깨 온갖 매연을 마시며 모은 4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십시일반 시민들이 모아준 기부액은 지난해에만 100억 원에 육박했다.

조 회장은 “많이 기부하는 것도 소중한 일이지만 남을 위해 작은 정성이지만 기부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연말연시는 물론 연중에도 모금운동을 전개해 인천을 기부문화의 메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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