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매우 기쁘고도 의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이 임진왜란 때 진중에서 쓴 「난중일기’와 새마을 운동 관련 자료인 ‘새마을운동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은 세계의 기록유산이 인류 모두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미래세대에 전수될 수 있도록 이를 보존하고 보호하고자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를 거쳐 선정되는 것입니다.

기록유산에 담긴 문화적 관습과 실용성이 보존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모든 사람들이 방해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합니다.

문화재청은 2011년 대국민 공모 결과를 바탕으로 「난중일기와 ‘새마을운동 기록물’을 지난 3월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을 했고 이번에 제11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난중일기」는 이미 그 역사적 사실과 학술연구 자료로서 국내에서 높은 기록적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 국보 제7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쟁 중 지휘관이 직접 기록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워 기록유산으로서의 희귀성을 인정받은 것이고 ‘새마을운동기록물’의 경우에는 UN이 인정한 빈곤퇴치를 위한 모범사례로 저개발국가에서 배우고 있는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기록물인데 국가발전의 한 모델로서 민관협력의 성공적 사례라는 점이 이번 등재 결정의 주요 평가사항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난중일기」와 ‘새마을운동기록물’ 2건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로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의궤’,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 ‘동의보감’, ‘일성록’,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등 9건의 기존 기록유산과 함께 모두 11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는 이제 아시아에서는 제일 많고 전 세계적으로는 다섯 번째로 많은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참 기쁜 일입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예로부터 기록을 대단히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 개인의 기록을 남겨두고 계십니까? 요즘은 인터넷과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발달로 손으로 쓰는 일기나 편지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방송을 시작할 때인 10여 년 전 만 해도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라 손으로 정성스럽게 쓴 엽서나 편지를 사연 소개해 달라며 방송국에 보내는 경우가 대단히 많았습니다.

그중 예쁘게 꾸민 엽서들만을 따로 모아 ‘예쁜 엽서전’을 열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점차 인터넷과 휴대전화 문자 사연 등으로 바뀌어 이제는 방송 사연 소개에서 엽서와 편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손으로 직접 쓰지는 않더라도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또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기회는 훨씬 더 많아졌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다소 장황하게 자신의 기록물을 남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스피치의 현장에서 어떤 말을 할까 고민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별히 주제가 정해진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이야기 혹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제일 반응이 좋고 또 청중들도 귀담아 들을 것입니다.

매일 하는 일상의 일이라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흥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제가 매일 하는 방송 이야기나 회사 이야기가 저 스스로에게는 특별할 것이 없는 이야기지만 듣는 분들은 퍽 재미있게 들으시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여러분이 겪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와 직접 느낀 생각들을 스피치의 소재로 삼으십시오.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인지라 긴장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말하는 ‘재담가(才談家)’가 된 여러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크고 작은 스피치의 현장에서 논리정연하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도록 일기 형식으로 자신의 기록을 꾸준히 남기는 일도 병행한다면 더 좋겠지요?

오늘의 과제입니다. 사용하고 있는 SNS를 통해 자신만의 기록을 시작하고 나중에 그것을 스피치의 소재로 사용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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