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성도 인천시아동복지협회장

따르릉~ “여보세요? 원장님 그동안 잘 계셨어요? 인천시 000보육원에서 사무국장을 구하는데 좋은 분 추천 좀 해주세요.” “원장님 모르세요? 강원도에서 근무하는 사무국장이 인천시에서 일하는 사무국장보다 연봉 1천만 원 가량 많은데 누가 인천으로 가겠어요? 앞으로 격차는 더 벌어질 텐데요….”
참으로 씁쓸하다 못해 화가 치민다.

인천시는 2010년도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전국 아동복지시설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인천시 아동복지시설(보육원)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은 나름 최선을 다했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근 서울시·경기도·강원도, 심지어는 경상남·북도, 충청남도 등 보건복지부에서 매년 권고하는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타 시·도와 비교해 원장은 연 1천만~1천500만 원, 국장은 800만 원에서 1천만 원, 생활복지사와 생활지도원은 300만 원에서 500만 원 가량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보건복지부 인건비 가이드라인의 원장 20호봉은 연봉으로 5천503만4천140원이지만 인천시 기준은 4천135만4천 원으로 1천368만140원 차이가 발생한다.

사무국장은 10호봉 기준으로 보건복지부 기준은 4천17만1천340원이나 인천시 기준은 3천253만6천40원으로 763만5천300원이나 차이가 발생한다.

일반 사회복지사인 생활복지사는 5호봉 기준으로 보건복지부 기준은 2천951만6천680원이나 인천시 기준은 2천636만4천750원으로 315만1천930원이나 차이가 발생한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직급별 최소 호봉 기준을 비교한 것이 이러한데 호봉이 높을수록 시간외 수당, 명절휴가비 등 그 차액은 더 벌어진다.

또한 인천시가 보건복지부 인건비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기본급의 차이뿐만 아니라 시간외 수당 지급 기준도 2교대 근무자는 월 40시간의 시간외 수당을, 사무직은 월 20시간의 시간외 수당을 주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인천시는 2교대 근무자는 월 24시간, 사무직은 월 12시간으로 60% 정도만 지급하고 있으며 명절휴가비도 보건복지부 기준은 연 기본급의 120%를 2회에 나누어 지급하도록 권고하지만 인천시는 연 100%밖에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타 직능단체나 기관에 비해 급여수준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 하겠지만 같은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 종사자이며 같은 아동과 같은 일, 같은 근무조건에서 일하면서 단지 시설이 속한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이렇게 급여를 적게 받는다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첫째는 종사자의 인근 도시로의 유출이다. 어느 누가 같은 일, 같은 근무조건인 데도 불구하고 연간 수백만 원에서 1천만 원이 넘는 적은 월급을 받고 일을 하겠는가? 둘째는 종사자의 질적 하락이다.

 최근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며 4대악 근절을 내세워 가정폭력·학교폭력·성폭력·불량식품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홍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동복지시설에도 관련해 인권조사를 실시, 시설아동 개별 면담과 아동권 관련 종사자들을 조사하고 심문(?)하고 있다. 박봉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인천시 종사자들은 인권조사를 통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있으며, 낮은 급여로 인해 신입종사자들의 지원이 적어 양질의 종사자를 채용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다.

현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점점 인천시 시설 종사자의 이직이 높아질 뿐 아니라 종사자들에 의한 아동 인권침해도 점차 늘어만 갈 수밖에 없고 아동에게 주어지는 복지 서비스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종사자들의 사기와 심리적 위축이다. 종종 종사자들이 나에게 하소연을 한다. 인근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일하는 대학 선후배들을 만나면 정말 화가 나고 일할 맛이 안 난다고 한다.

서울이나 경기도는 위에서 언급한 보건복지부 인건비 가이드 권고안보다 조금 낮은 수준인데도 같은 일을 하는 인천시와 매년 차이가 더 벌어진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인건비 권고안을 준수하는 강원도·충청남도, 경상남·북도와는 인건비 차이가 비교조차 할 수가 없다.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서 하루 12시간 2교대를 하면서 부모도 양육을 포기한 불쌍한 아이들을 돌보느라 얼마나 고생 많으세요? 정말 국가가 할 일을 대신하는 선생님들은 천사 같고 꼭 필요한 분들입니다”라고들 하지만 정착 시설 종사자들은 반문한다. “그런데 왜 우리들은 이렇게 월급을 적게 받아야 하나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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