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우섭 인천시 남구청장
가을이 되면 전국이 축제의 계절로 바뀐다. 지역마다 정체성을 내세운 축제에서부터 잘 다듬어진 테마축제 혹은 트렌드를 좇아가는 이벤트성 행사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으로 포장된 ‘눈길 끌 만한’ 축제가 사람들을 부른다.

인천시 남구도 그 대열에 서 있다. 남구 대표축제로 밀고 있는 ‘주안미디어문화축제’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10월을 장식한다. 10년을 이어왔다. 강산이 변한다는 그 세월 동안 해마다 심혈을 쏟아 페스티벌을 펼쳐왔던 것이다.

첫 출발은 인천역사의 발상지이자 변천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문화 중심지 남구를 미디어문화로 승격시켜보겠다는 데서 시작했다. 당시 다소 낯선 ‘미디어’를 전면에 내세워 ‘미디어로 말걸기’란 주제로 항해의 닻을 올렸다. 이후 다소의 부침은 있었으나 해마다 빠짐없이 건너왔다.

어느덧 10회를 맞은 올해는 10월 3일부터 주안역과 숭의동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일대에서 4일간의 축전을 펼친다. 이번 축제의 차별성은 시민이 중심에 서서 만드는 축제에 있다.

 ‘나는 미디어다’란 주제에서도 드러나듯이 ‘1인 미디어시대’를 맞아 미디어를 통해 인간관계의 경계를 넘어 마을공동체를 회복한다는 데 지향점을 두고 축제 전 과정을 시민이 주체가 돼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걸었다.

그 실행파일로 관내 21개 동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극장 21’이라든가, 시민이 만든 영상을 만날 수 있는 ‘천막극장’ 등을 포진시켰다. 축제의 방향은 기존의 미디어 아트적 지향을 최소화하고 ‘주민주체의 거버넌스 형태’로 정했다.

10년을 맞는 시점에서 시민이 만드는 미디어축제를 선언할 수 있는 것은 최근 몇 해 동안 일궈온 미디어와 관련한 일련의 정책이 있기에 가능하다. 남구가 지향하는 핵심정책 중 하나가 ‘문화중심의 창조도시’다. 여기서 강조하는 창조도시란 21세기 모든 도시들이 일제히 정책목표를 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지혜로운 창조계급이 모여들 수 있는 도시와는 대별성이 있다.

 즉, 여타 도시들이 목표한 ‘유네스코 창조도시 진입을 위한’ 차원에서 벗어나 ‘살고 있는 시민이 지혜로워질 수 있는’ 도시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남구는 미디어를 선택, ‘미디어를 통한 창조도시 민들기’를 추구해왔다. 지속발전 가능한 창조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간의 공동체성 회복을 과제로 정했다. 자기표현의 창조적 제작과정을 통해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미디어무브를 실현, 민주적 공동체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해부터는 구정 홍보수단으로서 역할을 해왔던 남구인터넷방송국 운영방향을 전격 전환, 주민이 방송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를 위해 시민이 주체적으로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미디어활동가 양성교육을 시작했다. 미디어활동가란 살고 있는 동네뉴스를 영상으로 제작하고 SNS를 통해 소통하는 뉴스의 발신자들이다. 그 성과는 곳곳에서 드러났다.

상당히 많은 미디어활동가가 동네 소식을 담은 영상뉴스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시민리포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번 미디어축제에서 마을극장이나 천막극장에 참여하는 이들이 바로 이들인 것이다. 주민이 만드는 미디어축제가 실현될 수 있는 이유는 그래서다.

미디어 창조도시를 지향하는 남구인 만큼 궁극적으로는 주민 모두가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을 지닐 수 있기를 바란다. 살아가면서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아실현에 있다고 본다.

또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키워드가 다름아닌 문화이고, 미디어다. 이번 주안미디어문화축제에서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미디어창조도시를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을 와서 체험하길 바란다. 그러면 행복감을 나눌 수 있으리라고 감히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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