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부터 피의자 송치까지 47일, 실종자 수색에만 5천여 명의 경찰력이 동원되고 500만 원의 포상금도 걸렸다.
하지만 장시간 실종자를 찾지 못해 자칫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었다. 이미 실종된 모친의 둘째 아들 정모(29)씨가 용의선상에 있었지만 경찰은 그를 긴급체포하고도 직접 증거가 충분치 않아 풀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경찰은 끈질기게 정 씨의 주변을 수사했다. 그가 집에 있는 컴퓨터를 포맷하고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사용한 차량의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까지 없애는 등의 치밀한 범행 정황을 차근차근 밝혀나갔다.
또 범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 씨 부인 김 씨를 상대로 심리변화를 유도, 마침내 모친의 시신이 유기된 곳을 찾아냈다. 결국 경찰은 정 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그러나 경찰 수사의 아쉬움도 있다. 정 씨 부인의 자살로 이 사건과 관련한 사망자가 1명 더 늘었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이미 정 씨의 자살기도를 목격한 바 있고, 정 씨 부인 김 씨에게도 살인 등 같은 혐의를 적용하고서도, 또 김 씨 집 앞에 2명의 경찰관을 배치해 놓고서도 그저 전화 한 통화 걸어 출석을 요구했다.
궁지에 몰린 사람이 극단의 결정을 할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경찰은 이를 방치했다.
정 씨 부인이 살인사건에 얼마나 가담을 했는지, 얼마나 치밀하고 계획적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사건 해결에 있어 생명과 인권, 안전을 소홀히 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우려의 시선 또한 거두어 들일 수 없다.
한 명의 언론인으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 이번 사건의 2% 부족함이 앞으로의 수많은 수사에서 채워지기를 기대하고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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