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무늬

   
 

저자 김진초. 아라 출판. 404쪽. 1만3천900원.

등단 이후 두 권의 장편소설과 세 권의 소설집을 내놓은 중견 소설가 김진초의 네 번째 소설집 「당신의 무늬」.

총 18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은 언어의 의미나 상징을 뛰어넘어 육체가 본능으로 느끼는 ‘사람 무늬’의 느낌을 전한다. 여기에는 기둥·재혼·사랑·관계·억압·바람둥이·집착·가난·기억·싱글맘·생존·지구·불통·사육·외도·욕망 등의 이야기가 결결이 물들거나 뼈아프게 파인 슬픔으로 절절하게 수놓여 있다.

특히 사랑하는 여자를 찾아 떠나는 과정에서 죽음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보여 주는 ‘슬픈 기둥’, 핏줄의 고단함과 처연함이 절절히 녹아나는 ‘엄마가 간다’, 붉은 달보다 더 달뜬 첫사랑 이야기 ‘자월도’, 성폭력의 과거에 사로잡힌 여인의 모습을 아이의 울음소리에 접목시켜 큰 울림을 주는 ‘울음소리’, 남의 삶에 간섭하고 거들다 낭패 당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오지랖 보고서’ 등은 신산한 사람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연·폭력·사랑·원한·죽음 등 복잡하게 다면성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정확히 직시한다.

작가의 말처럼 ‘지겹도록 사람을 오래도록 바라보아서 얻게 된 기다림의 미학 혹은 보상’이다.

더불어 그는 다른 이들에게서 상처를 받으면 집착하고 또 연연하며 살아가는 이 무정한 사람들에게 보다 유연한 삶의 대처 방식을 일러준다.

김윤식 시인은 추천사에서 “여기 실린 소설들은 앙상하게 저 혼자 메말라 버린 사유가 아니라, 골이 욱신거리는 자의식의 신음이 아니라, 오로지 ‘이야기들’이다.

그저 범상한 네 이야기, 내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 정감이 솟고 재미가 배어나오는 것인지…. 지나쳐 걸으려 해도 저절로 발이 멈춰 다음 이야기를 마저 듣게 된다”고 소개했다.

인천 소설가인 김진초는 그간 소설집 「프로스트의 목걸이(2001)」, 「노천국씨가 순환선을 타는 까닭(2004)」, 장편 「머플러(2002)」 등을 펴냈으며 한국소설 신인상(1997), 한국소설 문학상 우수상(1999), 한국소설 신인작가상(2000)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굴포문학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높고 푸른 사다리

   
 

저자 공지영. 한겨레출판. 376쪽. 1만3천 원.

5년 만의 장편소설로 2004년 송봉모 신부의 책에서 발견한 구절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그날 가슴속에 담아 뒀던 ‘베네딕도 왜관 남자 수도원’이라는 명사와 ‘마리너스 수사’라는 이름을 하나의 형상으로 만들어 세상에 선보인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수도사들의 인간과 신을 향한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저자 이윤기. 웅진지식하우스. 336쪽. 1만3천800원.

창작부터 번역까지 전방위작가로 살았던 이윤기가 남긴 유일한 글쓰기 산문집.

이 책은 쓰고 옮기는 것에 대한 39편의 에세이를 통해 작가의 영혼과 글쓰기의 태도를 바라보는 이윤기만의 철학을 전한다.

첫 문장의 설렘부터 퇴고의 고뇌까지, 등단의 설렘부터 창작과 번역의 세계를 오가던 시기의 고민까지 모두 담아냈다.

 

   
 

2천만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
저자 오미숙. 포북 출판. 224쪽. 1만5천 원.

도시 여자의 촌집 개조 프로젝트. 도시에 살면서 마당 있는 시골집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와 농가주택 개조 프로젝트를 제시한 책이다.

저자가 저렴한 예산으로 구입한 농가주택의 대들보, 서까래, 대청마루, 구들장을 때 빼고 광내 도시 사람들이 꿈꾸는 자연 속 농가주택으로 개조한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승정원일기 다례 관련사료 역주서
저자 최소연(엮어옮김). 민속원. 407쪽. 3만5천 원.
최소연 가천대학교 명예교수(‘인천시 지정문화재 제11호’ 규방다례 2대 보유자)가 「승정원 일기」 속 다례 관련 사료를 선별해 역주한 책.

조선시대 지배층인 왕실 및 사대부들의 차 문화를 여실히 알려 준다. 최 교수는 “다례의 절차와 종류 및 그 세부 사항까지 기재하고 있는 승정원일기는 다례 연구에 있어 새로운 연구지평을 열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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