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해가 바뀌면 누구나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것이 비록 작심삼일로 끝날지라도 말이지요.

여러분은 2014년, 어떤 희망을 품고 계시는지요? 저는 이런 제안을 드릴까 합니다. ‘축복하는 삶을 살자.’ ‘미소 지으며 살자.’ 그리고 ‘말 한마디로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용기를 주는 삶을 살자.’는 제안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 크고 작은 여러 스피치의 현장에서 말의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라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습니다. 메시지 자체를 뜻하는 언어적 요소보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정·말투·눈빛·자세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더 영향력이 큽니다.

우리 주변에 유심히 살펴보면 유난히 웃음이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가수 김종민 씨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좀처럼 찡그린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전언입니다. 그런데 그도 처음부터 그렇게 웃음이 많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본인의 말을 빌면 다른 가수의 백댄서를 하던 시절에 너무 긴장이 돼 인상을 쓰고 혹은 무표정하게 춤에만 몰두하다보니 방송 관계자들에게 야단을 많이 맞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시절부터 억지로라도 웃음을 짓는 연습을 하고 무대에 섰더니 그 버릇이 지금까지 이어져 아예 자신의 표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웃는 낯이 찡그린 얼굴보다 더 보기 좋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동시간대 시청률 1~2위를 다투는 ‘개그콘서트’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경인방송(FM 90.7 MHz)에서 DJ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옥동자’ 개그맨 정종철 씨, ‘안어벙’ 안상태 씨와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개그맨들은 자신들이 구성해온 개그를 무대에서 선보이기 전에 담당 PD와 작가 등에게 먼저 사전검사를 받아야하는데 그 과정이 만만치가 않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심사를 하기 위해 아무런 표정없이, 때로는 인상을 쓰고 앉아 있는 사람을 웃기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심사관들은 아무리 재미있는 말과 웃긴 표정을 지어도 표정이 변하는 법이 없답니다. 물론 관객의 반응이 없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그렇게 하는 것이겠지요.

 개그맨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자신의 개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 사람 앞에서 하는 것이 당연히 더 편하고 실력 발휘하기가 더 쉽겠지요.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는 이른바 ‘긍정왕’이 나옵니다. 탤런트 류수영 씨의 별명입니다. 연예인들이 군 생활을 직접 체험하는 그 프로그램에서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긍정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그의 천성 덕에 그런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주변 동료들이 좌절(?)할 때마다 환한 미소와 긍정의 말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을 하더군요. 아무리 방송이라도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어떻게든 자신의 본성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류수영 씨는 방송에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본래 품성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다보면 힘들 때도 있고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도 합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원하지 않아도 가까운 사람과의 사소한 갈등부터 사회적인 국가적인 거대한 갈등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함께 사는 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일, 우리부터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보는 사람의 마음을 밝게 해주는 화사한 미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말 한마디!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축복을 뜻하는 라틴어 ‘benedictio’는 좋게(bene)와 말하다(dictio)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좋게 말하는 것’이 바로 ‘축복’입니다. 새해 복 많이 주고 받으십시오. 오늘의 과제입니다. 가족과 이웃에게 환한 미소로, 따뜻한 말 한마디로 축복해 주시기 바랍니다.

(※ 원기범 아나운서의 ‘세·바·스·찬’은 ‘세상을 바꾸는 스피치 찬스’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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