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년 세대 편입으로 `압축적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다.

2011년 기준 국제비교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빈곤율은 48.6%로 OECD 국가 가운데 단연 1등이다. OECD 평균(12.8%)의 3배를 넘어섰고, 우리보다 소득이 낮은 멕시코나 슬로바키아보다도 훨씬 높다.

우리 사회 삶의 만족도는 10대가 가장 높고, 나이가 많을수록 만족도가 떨어진다. 60대 이상의 만족도가 가장 낮다. ‘한국의 사회동향 2013’은 안녕하지 못한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반영한다.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노년층의 삶을 돌아보라는 의미가 담긴 통계다. 지금의 노인층은 외환위기의 충격을 크게 받은 까닭에 소득이 가장 낮다. 심각한 경제적 빈곤과 불평등에 허덕이는 이들을 두고 삶의 질을 말하기 어렵다.

또한 지금의 노인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 헌신하고, 자녀들을 위해 희생했지만 정작 본인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기틀을 마련해 놓고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노인빈곤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노인들의 어려운 생활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덜어 드리는 것이 사회적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생활이 어려운 우리나라 65세 이상 전체 노인의 70%에게 매월 일정액의 연금을 드려 국가발전과 자녀양육에 헌신해 온 노고에 보답하려는 제도’ - 이것이 기초연금제도의 기본 취지이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분들이 많고 국민연금에 가입은 했더라도 기간이 짧아 충분한 연금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심각한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면서 청년세대들도 국민연금을 기본으로 기초연금을 추가로 받아 안정적인 연금소득을 확보하기 위해 기초연금이 도입되는 것이다.

작년 말 국회에서 기초연금 예산안(5조2천억 원)이 마침내 확정됐다. 법안은 아직 본격적인 논의 전이지만 여야의 극적인 합의 끝에 정부 예산안이 통과된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올해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 70%에게 기초연금을 월 최대 2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되었다.

기초연금법 제정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정협의체’를 구성해 연금지급의 형평성,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을 수정·보완한다고 하니 조속한 시일 내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결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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