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신기시장을 방문한 한 중국인 관광객이 23일 이곳에서 유통되는 ‘신기통보’로 한국의 전통 떡을 구매하고 있다.
인천 신기시장이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과거 아낙들이 푸성귀를 내다 팔던 전통 재래시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지역의 명소가 된 것이다.

23일 오후 신기시장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30여 명은 “셰셰~(감사합니다)”라며 연신 감탄사를 터뜨렸다. 중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재래시장인 줄 알았는데 백화점보다 싼 물건값도 이유지만 스마트폰만 갖다 대면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냥 신기하고 놀라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은 중국어로 제작된 홍보영상도 보고 옛날 엽전 모양의 ‘신기통보’(1개당 500원) 10개를 제공받아 한국의 전통시장 체험도 무료로 할 수 있었다.

인천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중 하나인 신기시장은 고객센터 및 주차빌딩 건립을 통해 시설을 현대화하고, 인천에 정박하는 크루즈선 승객과 인천국제공항 환승객을 위한 체험시장으로서 특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8월 관광형 시장으로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신기시장은 ‘공항과 항만 환승객을 위한 여행코스 개발’, ‘로봇 및 전통문화 체험관’, ‘일반 시민을 위한 요가·경영학습 아카데미’ 등 색다른 콘텐츠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이날 방문한 중국인들은 한 여행사가 개발한 신기시장 경유 여행패키지 상품을 통해 온 관광객이다.
지난 14일에는 전남 구례군청 공무원들이 전통시장 활성화 사례로 신기시장을 견학하는 등 타 지자체 담당자들의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이곳에서 36년째 부침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자(79·여)씨는 “시장에 30∼40대 젊은 상인들이 늘면서 시장도 젊어진 것 같다”며 “예전보다 장사하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고 했다.

이곳 시장 상인회는 최근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연고 구단인 SK 와이번스 홍보관을 설치·운영하고, 남구푸드뱅크와 결연을 맺어 나눔실천운동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통신회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카드 결제와 고객 관리, 마일리지 적립 등 대형 마트 버금가는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장 인근에는 놀이방을 겸한 ICT 체험관을 마련해 어린이를 동반한 주부들의 장보기를 수월하게 하고 있다.

김종린(59)상인회 회장은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 익숙한 젊은 고객층의 눈높이에 맞게 시설을 현대화하고 ‘원스톱 장보기’ 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원스톱 장보기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시장에 물건을 주문하면 도우미가 대신 구매해 집까지 배송해 주는 시스템이다. 현재 전국 430개 시장 중 50여 곳의 전통시장에서 시범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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