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남동구가 국비와 시비를 지원받아 소래포구 철교 경관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소래포구를 찾은 시민들이 소래철교 위를 걷고 있다./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인천시 남동구는 과거 수인선 협궤열차가 다니던 ‘소래철교’에 모형 열차도 만들고 주변 경관사업을 펼쳐 관광명소화할 계획이다. 반면 행정구역 경계에 있는 경기도 시흥시는 주민 민원을 이유로 ‘소래철교’를 관광상품화하는 데 소극적이어서 자치단체 간 갈등 양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17일 남동구에 따르면 인근 시흥시와 경계구간에 있는 소래철교에 올해 18억7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9월 이전까지 협궤열차 모형과 수상분수, 조명 등을 설치하고 철교 위를 걸을 수 있는 보행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해 3월 9억1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어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소래철교 시 경계구간과 인근 토지를 사들였다.

전체 길이 126.5m의 소래철교는 남동구 경계에 58m 들어와 있고, 나머지 68.5m는 시흥시 관할에 있다.

구가 이미 수명을 다해 철거 예정이던 폐철교를 사들여 이처럼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주말이면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면서 이곳 소래포구 어시장을 살리는 ‘보물단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흥시민들에게는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와 불법 주차로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시흥시 관할에 있는 소래철교의 한쪽 입구를 막아버려 관광객들이 다리를 건너지 못하는 일까지 있었다.

시흥시 측은 남동구와 달리 이곳 주민들과 상인들은 소래철교 때문에 주거환경뿐만 아니라 월곶포구를 찾은 관광객까지 뺏긴다는 생각이다.

월곶포구의 한 상인은 “건너편 소래포구는 진입로가 복잡하고 주차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주말 포구를 찾은 관광객 상당수가 여기(월곶)에 주차만 해 놓고 다리를 건너가 수산물을 사 간다”며 “경관사업보다 차라리 철교를 철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시흥시 월곶동 주민들과 상인들이 소래철교를 관광상품화하려는 남동구 계획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구도 일단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구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소래철교 경관조성사업에 대해 우선 시흥시에 협조를 구하고 지역주민부터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1일 관할 행정구역이 아닌 월곶동 주민들과 상인들을 상대로 구가 직접 나서 간담회를 갖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구 관계자는 “소래철교가 소래·월곶포구 상인과 주민 모두에게 득이 되는 대표적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보다 신중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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