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이기는 대화법
상태바
모두가 이기는 대화법
원기범 아나운서
  • 기호일보
  • 승인 2014.02.20
  • 1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진행한 정오 뉴스에서 눈에 띄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박명호 교수가 한국경제학회에 발표한 논문(지표를 활용한 한국의 경제사회발전 연구: OECD 회원국과의 비교분석)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통합지수가 OECD 34개 국가 중 24위였다는 것입니다.

1995년 21위에서 15년 후인 2009년에는 오히려 세 계단 하락했다고 하는군요. 결과를 살펴보니 자유·복지·분배·저출산고령화·사회적 자본·정부역량 등의 평가에서 대부분 하락했는데 그중에서도 안전과 관용사회 부문에서는 31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안전 부문의 항목인 ‘실업률, 노령자에 대한 사회지출, 노령 고용률, 도로사망률, 건강지출비율, 자살률, 10만 명당 수감자 수’ 등이 15년 전에 비해 악화되었습니다.

그리고 관용사회 부문에 해당하는 ‘장애인노동자 관련 법률 수, 타인에 대한 관용, 외국인비율’ 도 15년 만에 25위에서 꼴찌로 추락했다는 소식입니다.

각 언론사마다 나름의 분석을 붙여 관련 보도를 했는데 대체로 ‘경제적 발전 뒤에 묻힌 한국 사회의 과제’라는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왜냐하면 ‘성장동력지수, 소득, 인적자본, 금융발전지수, 기술혁신, 경제개방성, 정보화 등 경제 관련 부문은 상승했거나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언제인가부터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는 옅어지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일들이 만연합니다.

관용은커녕 절대로 손해 보지 않으려는 마음들을 자주 마주치게 되어 씁쓸할 때도 가끔 있습니다. 국민소득만 높다고 모두 선진국이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도 경제발전에 걸맞은 정책과 시민의식이 절실합니다. 이 보도에서 저는 무엇보다도 관용사회 부문의 ‘타인에 대한 관용’ 항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문제를 소통(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반드시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무관용,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소아병적 이분법적 흑백논리는 소통의 큰 적입니다.

소통의 기본이 되는 것이 대화입니다. 대화를 엇나가게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잘못된 화제 선택, 표현의 오류(경고형·설교형·논쟁형·전지자형·극단형의 화법) 그리고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는 마음(권위적·방임적 대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호승지심(好勝之心)은 앞서 우리 사회에 많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된 관용과는 거의 대척점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관용은 사전적으로 ‘남의 잘못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 또는 그런 용서’를 의미합니다. 아량·용서·포용 등과 같은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권위나 힘 같은 걸 사용하지도 않고 마음대로 하라고 방임하지도 않으면서, 아무도 마음이 상하지 않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아무도 지지 않는다고 ‘무패의 방법’이라고도 하고, 모두 이긴다고 ‘윈-윈 대화법’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서로가 서로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가는 대화 방법이고, 아무도 지는 사람이 없이 대화 참여자 모두가 이기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참 효과적인 대화법입니다. 가족 간의 대화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텔레비전을 켜고 드라마를 보겠다는 아내와 야구 경기 중계를 보겠다는 남편, 서로 다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남편이 권위적으로 이기려고 하면,
남편: “하루종일 일하다가 집에 와서 야구보면서 좀 쉬겠다는데, 드라마 보겠다고 빡빡 우기다니, 남편 말이 말 같지 않아?”
방임적으로 이기려고 하면,
남편: “그래. 당신 보고 싶은 거 다 봐라. 잘난 것도 없는 남편이 보고 싶은 텔레비전까지 못 보게 하는 게 어디 씨가 먹히기나 하겠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그렇다면 ‘윈-윈 방식’으로 말을 해볼까요?
남편: “여보 이번 경기에서 여기가 제일 중요한데, 이번 회만 보고 드라마 보면 안 될까? 못 본 부분은 인터넷으로 보거나 재방송할 때 보면 될 것 같은데.”

상황에 따라 구체적으로 하는 말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의 태도입니다. 내가 꼭 이기겠다는 것이 아니고, 함께 이기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윈-윈의 대화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관용이 넘치는 사회,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있는 참 소통이 그 첫걸음입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윈-윈 대화법’을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