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말씀드린 ‘윈-윈 대화법’에 대해 여러 독자들께서 이메일로 공감의 뜻과 함께 문의를 해오셨습니다. 권위나 방임이 아닌, 나와 상대방 모두가 승리하는 대화가 참 중요하고 꼭 실천하고 싶지만 쉽지 않더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면 좋겠다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소통의 방식 못지않게 내용도 중요합니다.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콘텐츠도 무척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다른 사람과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면, 만나서 어떤 대화를 나누는가 하는 대화 내용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만날 때마다 불평을 한다거나 비난만 하는 사람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겠지요? 독일의 인간관계 전문가이자 가장 유명한 비즈니스 강사 중 하나인 슈테판 그로스(Stefan F. Gross)가 쓴 「인간관계지능」이라는 책을 오래전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인간관계는 성공과 행복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관계지능이란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하는데 이것이 높아야 사람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으며 사람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것이 책의 내용입니다.

그는 인간관계를 결정하는 요소 가운데 감사·칭찬·존중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을 얼마나 칭찬하느냐, 다른 사람에게 어느 정도나 감사하느냐, 다른 사람을 얼마만큼 존중하느냐가 인간관계지능을 결정한다는 말입니다.

당연히 감사·칭찬·존중을 많이 할수록 인간관계 지능이 높습니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黃金律)은 여기서도 적용됩니다.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먼저 진심으로 감사·칭찬·존중을 보이면 좋은 인간관계의 주춧돌이 됩니다. 하지만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감사하는 말 대신 희롱의 말, 불평의 말, 비난의 말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생화학자인 캔더스 퍼트(Candace B. Pert)박사는 정신신경면역학 분야의 전문가로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는 이론을 주창했습니다. 체내화학물질들의 역동적인 정보망이 마음과 몸을 연결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 감정에도 진동이 있는데 비루한 말, 희롱의 말을 할 때는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고 뇌의 혈류량이 감소하는 데 비해 감사의 말을 할 때는 심장 박동도 규칙적이고, 뇌의 혈류량도 증가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감사하는 말을 하면 상대방을 세워주게 됨과 동시에 말한 사람에게도 유익이 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심리적인 자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자기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건강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감사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감사의 말을 들을 때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가 강화되어서 자존감을 높일 수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표현해준 상대방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감사의 말은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가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변화시킬 수 있게 해주는 힘의 원천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감사를 표현하면 인간관계가 새롭게 정립되고, 자존감도 회복되고, 일도 더 잘할 수 있고, 건강도 회복된다는 것이 여러 연구와 실험을 통해 밝혀졌음에도 감사하다는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에 따르면 감사하면 좀 자신이 약하고 낮아지는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감사한다는 것은 상대방으로부터 혜택을 받았다고 인정하는 것인데, 우리의 자존심은 사실 그런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힘들어 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의식이 강한 사람일수록 감사를 표현하기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난마처럼 얽힌 관계를 푸는 소통의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인간관계지능은 어느 정도인가요? 오늘의 과제입니다. 오늘 만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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