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에서 힘든 삶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한 ‘세 모녀 사건’으로 애꿎은 사회복지사만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와중에 인천의 한 복지관에서 근무하던 30대 사회복지사가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1일 인천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4시께 연수구 앵고개로의 한 장애인복지관에서 중증장애인을 가르치던 김모(32)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직원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숨졌다.

숨진 김 씨는 이 복지관에서 3년간 근무했으며 이날도 중증장애인 13명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 결과가 나오질 않아 아직 김 씨의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는 2~3주 뒤에나 알 수 있다.

그가 일한 복지관 측은 김 씨가 자폐아동 13~15명 정도를 동료 직원 3명과 함께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르쳤으며, 평소 성실히 근무해 온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한 복지단체 관계자는 “부모 1명이 자폐아 1명을 돌보는 일도 버겁게 여긴다”며 “김 씨가 평소 4~5명의 자폐아를 돌봤다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에 부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이 같은 사연이 다음 포털 ‘아고라’를 통해 알려지자 이날 오후 5시 현재 조회 수가 11만 건이 넘었다.
더욱이 숨진 김 씨가 명백히 과로사인 것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산업재해나 상해보험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공분이 일고 있다.

해당 복지관 측은 “노무사와 상담한 뒤 ‘부검 결과가 나와야 산재·상해보험 보상이 가능하다’고 유족들에게 안내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며 인터넷상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비난 여론을 차단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곳 복지관 측이 김 씨의 장례 절차에 소홀했다는 유족 측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비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숨진 김 씨의 매형이라고 밝힌 유족은 아고라에 “복지관 측에서 공식적인 사과나 위로도 없었으며, 상당수 직원들은 빈소를 찾지 않았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복지관 측은 “많은 동료 복지사들이 김 씨의 장례를 도왔으며, 그가 숨진 다음 날이 주말이어서 개별적으로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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