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자가 제 이메일로 보낸 글입니다. “(전략)지난주의 ‘칭찬의 말 한마디’ 칼럼 잘 읽었습니다. 칭찬이 상대방에게 뿐 아니라 칭찬의 말을 한 사람에게도 유익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실천을 좀 해 보려고 했는데 공연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쑥스러운 생각도 들고요. (후략)” 다른 사람을 칭찬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평소에 별로 좋은 관계가 아닌 사람에게는 더 하기 힘들었겠지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칭찬에 인색할까요?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내면적인 비교(比較)의식’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누구나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서 자기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이때 상대방을 칭찬한다는 것이 우리 마음속에 있는 잠재적인 열등감(劣等感)을 자극해서 다른 사람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 칭찬을 자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십중팔구 ‘자존감(自尊感)’이 상당히 높은 사람일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칭찬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만큼의 자기 이미지가 이미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경우 타인에게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칭찬을 하게 됩니다.

몇 년 전 어떤 회사에서 직원 약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니까 칭찬을 하지 않는 이유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가 43%, ‘성격이 무뚝뚝해서’가 29%, ‘윗사람을 칭찬하면 아부처럼 보일 것 같아서’가 8%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무뚝뚝한 성격, 부적절하게 받아들여질까 염려하는 마음 때문에 칭찬을 못한다는 거네요.

그리고 칭찬을 하면 상대방이 기고만장(氣高萬丈)해지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약간의 역기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칭찬이 할 수 있는 순기능이 훨씬 더 크고, 인간관계 전체를 보면 더 큰 유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크고 작은 여러 스피치의 현장에서 적절한 칭찬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럼 칭찬(稱讚)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칭찬을 하기로 마음을 먹으면 모든 것이 칭찬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칭찬하려는 대상의 이름, 글씨, 외모, 옷차림, 목소리, 머리 모양 같이 처음 만나서부터 발견할 수 있는 모든 일상적인 것들이 칭찬의 소재가 됩니다. 일상적인 칭찬은 그냥 “좋아요”라고 하는 것보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면 효과가 더 커집니다.

 이런 일상적인 내용으로 칭찬을 좀 해 보면 어떨까요? 이를테면 “이름이 참 세련되면서도 의미있게 들립니다.”, “글씨체가 참 단아하시네요.”, “넥타이가 양복하고 잘 어울립니다.” 이렇게 칭찬을 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일상적인 모든 것이 칭찬의 내용이 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미덕(美德), 가치(價値) 같이 내면적인 요소를 칭찬하면 칭찬의 격조(格調)가 더 높아지고, 상대방이 거둔 성과에 대해서 칭찬하면 대화가 훨씬 더 활기를 띠게 됩니다.

상대방의 장점을 칭찬할 경우 “어쩌면 그렇게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세요?”라든가, 상대방의 가치를 칭찬하는 “○○님 같은 분이 계셔서 우리 지역이 더 밝아지는 것 같아요.” 혹은 상대방의 성과를 칭찬하는 “이번에 우수상을 받았다면서? 정말 대단하다.” 등등이 예가 되겠습니다.

생각하시는 것처럼 칭찬할 수 있는 것들은 이렇게 얼마든지 있고, 겉에 보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내재(內在)된 인품이나 능력에 대한 칭찬으로 가면 갈수록 칭찬의 품격(品格)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자연스럽게 칭찬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상대방을 자주 보고,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지, 어떤 말을 듣고 싶어할지를 깊이 생각하면 정말 상대방에게 힘을 주고 관계가 깊어지게 되는 칭찬의 말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칭찬받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내면적인 요소(상대방의 장점이나 미덕, 가치)를 칭찬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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