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진 분당차여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변비는 진단명이 아니라 하나의 증상으로, 대변 보는 횟수가 적고 변이 딱딱해 대변을 보기가 힘든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배변 장애를 주소로 해 병원을 방문하는 환아의 수는 전체 소화기질환 중 10~25%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기능성 위장관 장애의 로마기준 Ⅲ에 따르면 기능성 변비의 진단기준은 연령에 따라 영아와 소아, 청소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영아와 4세 사이는 주 2회 이하의 배변·대변 가리기를 한 후 적어도 주 1회 이상 대변실금, 과도한 대변 정체의 병력, 고통스럽거나 힘든 배변의 병력, 직장에 큰 대변 덩어리가 있을 때, 큰 굵기의 대변이 화장실을 막은 병력 중 적어도 2개 이상의 병력이 1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기능성 변비라 정의할 수 있다.

4세 이상 소아에서는 주 2회 이하의 배변, 주 1회 이상 대변 실금, 변을 참는 자세나 과도한 의도적인 대변 정체의 병력, 고통스럽거나 힘든 배변의 병력, 직장에 큰 대변 덩어리 있을 때, 큰 굵기의 대변이 화장실을 막은 병력 중 적어도 2개 이상의 병력이 2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기능성 변비라 정의할 수 있다.

만일 출생 직후부터 변비가 있었다거나 복부 팽만, 발육 지연 등의 소견이 있다면 기질적 원인에 대한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나 이유식 시작 시기, 이유식 중기라면 모유나 분유 먹는 양이 줄면서 수분 섭취가 감소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유식 양을 늘리고 섬유질이 많은 야채나 과일을 이유식에 섞어 줌으로써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유아에서는 제때 이유식이 되지 않아 우유만 많이 먹는 경우 변비가 가장 많이 발생하며, 이런 경우 우유를 줄이고 곡류로의 식사량을 늘리면서 간식으로 섬유질이 많은 과일을 주는 것이 변비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섬유질이 많은 이유식 재료로는 감자·고구마·콩 등의 곡류 및 표고버섯·송이버섯 등의 버섯류, 키위·사과 등의 과일류, 시금치·배추 등의 근채류 등이 있다.

이유식 시기에 맞는 식재료를 적절히 선택해 먹이는 것이 좋다. 그 중 푸룬(prune)이라는 서양 자두 또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이며, 푸룬 주스를 희석해 먹이는 것도 심한 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변비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자는 정상적인 배변 습관 확립과 생활 습관의 교정이다. 따라서 섬유질을 아무리 충분히 먹거나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인다 하더라도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즐겁게 가도록 하는 습관을 길러 주지 못하면 약물이나 식이에 의해 일시적으로 증상만 좋아질 뿐 반복적인 변비 증상을 막을 수는 없다.

변비 치료를 할 때 식사 이후 바쁘지 않은 시간에 느긋하게 화장실 갈 것과 보호자와 환아에게 대변 횟수에 대한 일기장을 권장한다. 대변 일기장이 보상과 함께 이뤄지면 동기부여가 돼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것과 더불어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여 놓으면 후에 약물을 줄이거나 끊더라도 화장실에 가는 것이 일상이 되기 때문에 변비 치료에 있어서 ‘규칙적인 화장실 가기’만큼 중요한 원칙이 없음을 기억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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