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미울 때마다 아내는 나무에 못을 하나씩 박았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거나 외도를 할 때에는 아주 굵은 대못을 큰소리 나게 때려 박기도 했다.

남편이 술에 취해 때리고 욕설을 퍼붓거나, 화나는 행동을 할 때마다 나무에 박힌 못은 하나씩 늘어났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남편을 불렀다. 손으로 못이 잔뜩 박힌 나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보세요. 여기에 못이 박혀 있는 것을. 이 못은 당신이 내게 잘못을 할 때마다 내가 하나씩 박았던 못입니다!” 아내가 말을 이어갔다. “이제는 더 이상 못을 박을 곳이 없습니다. 이 일을 어쩌면 좋겠습니까?”

나무에는 크고 작은 못이 수없이 박혀 있었다. 남편은 못이 잔뜩 박힌 나무를 보고는 말문이 막혔다. 그날 밤 남편은 아내 몰래 나무를 끌어안고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 후 남편은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 지극히 아내를 사랑하고 아끼는 남편으로 말이다.

어느 날 아내가 남편을 다시 나무가 있는 곳으로 불러 말했다. “이것 보셔요. 당신이 내게 고마울 때마다 못을 하나씩 뺏더니 이제는 못이 하나도 없어요.” 그러자 남편이 말했다. “여보! 아직 멀었소. 못은 모두 뽑아 버렸다 할지라도 못이 박혔던 자국은 그대로 남아 있지 않소?” 남편의 말을 들은 아내는 남편을 부둥켜안고서 울어 버렸다.

국내 한 유명 포털사이트 카페에 게재됐던 글이다. 네티즌들이 그해의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읽고 또 읽어도 좋다.

살아가면서 눈에 보이는 상처는 쉽게 치유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는 감히 누가 치유해 주지 못한다. 그 어떤 무기로 남을 해친 것보다 수많은 나쁜 말로 알게 모르게 가족과 타인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은 없는지.

지난날 누군가의 가슴에 크고 작은 못을 박았다면 그것을 빼내고 구멍 난 자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메워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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