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로스알데 힐이라는 작은 마을에 아름다운 인생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요한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마을 부근의 80여㎞ 거리를 매일 오가며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이다. 모래 먼지가 뿌옇게 이는 마을로 이어진 거리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다녔다.

하루는 앞으로도 이 아름답지 않은 황폐한 거리를 계속 오가며 남은 인생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깊은 시름에 잠겼다.

요한은 어차피 나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그것이 매일 반복된다고 해서 무엇이 걱정이냐는 생각에 아름다운 마음으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름답게 만들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다음 날부터 주머니에 들꽃 씨앗을 넣어가지고 다녔고 우편 배달을 하는 짬짬이 그 꽃씨들을 거리에 뿌렸다고 한다. 하루도 쉬지 않고 여러 해 동안 반복했다.

그 결과 어느 날부터 요한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우편물을 배달하게 됐다. 그가 걸어다니는 길 양쪽에는 해마다 이른 봄에는 봄꽃들이 활짝 피어났고 여름에는 여름에 피는 꽃들이, 가을이면 가을 꽃들이 쉬지 않고 노랑·빨강·초록의 꽃들이 다투어 피어났다.

그 꽃들을 바라보는 요한은 더 이상 자기의 인생이 황막하다고 여기지 않게 됐다. 그래서 80여㎞의 거리에 이어진 울긋불긋한 꽃길에서 휘파람을 불며 우편 배달을 하는 그의 뒷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와 같이 아름다웠다는 이야기다.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지난날 어느 사찰의 어른 스님이 말씀하신 “한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때는 무심코 넘겼던 이 말이 내게 엄청난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똑같은 처지나 환경에서도 생각에 따라 행복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패배자로 불행한 삶을 살 수도 있다는 교훈. 나는 어렵고 힘든 상황이 오면 현실을 도피하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앞으로 나는 모든 현실을 회피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현실을 즐기며 스스로 개척해 행복한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