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진 부천소사경찰서 생활질서계/경위

 한 학생이 선생님에게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선생님이 왜 그런 질문을 하게 됐느냐고 되물으니 학교 근처 술집을 드나드는 취객을 자주 보면서 그런 호기심이 들었다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의 동량들을 키워 내는 학교 주변이 너무나도 많은 유해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청소년들이 배움의 장소인 학교로 가기까지의 길은 너무나도 많은 유혹의 손길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다.

청소년 일탈 문제와 관련해 학교 주변에 유해업소가 즐비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두 학교 학생들의 일탈 가능성을 비교할 경우 어느 곳이 더 높을까? 물론 유해환경이외에도 너무나도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단순화시켜 가정해 보자.

그 결과는 학교 주변에 유해업소가 많은 지역의 청소년들이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일탈 및 비행 가능성에 많이 노출돼 있으므로 잘못된 길을 선택할 위험이 높다는 것은 굳이 실험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찍이 이런 비슷한 유형의 이야기를 맹모삼천지교를 통해 알고 있는 않은가…

그런데 학교 주변의 유해환경에 대한 단속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너도나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왜 학교 주변 청소년 유해환경에 대한 단속과 규제가 필요한 것일까? 굳이 학교 주변의 유해환경이 모두 나쁜 것이라면 우리가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학교 밖 시내 중심가의 유흥업소, 게임방 등의 시설 또한 모두 나쁜 영향을 주는 독버섯 같은 것이므로 사회악적인 존재로 규정해 모두 퇴출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얘기 아닌가? 어른들은 그러한 유해업소에 출입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왜 청소년들만 못 들어가게 규제해야 하는 것이냐?’고 말이다.

 내가 청소년이라면 ‘어른들은 그러한 업소에 출입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왜 우리들만 못 들어가게 하는 것인가요?’라고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기를 가리켜 우리는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데 청소년들은 아직 자아의식이 형성기에 있으며 안정성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일탈의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청소년 시절에는 사회의 각종 위험에 성인보다 쉽게 노출될 우려가 있다. 유해환경이 늘어나는 만큼 행정기관, 경찰 당국에서 주기적으로 단속활동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의 한계에 부딪칠 경우가 많다.

앞으로 행정당국의 강력한 단속 이외에도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민관 협동의 단속체계를 확립해 청소년들이 검은 유해환경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건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신들의 꿈을 펼쳐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