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15일 현재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천에서 여성후보들이 사라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미래 여성인재 10만 양성 정책에도 인천지역의 6·4 지방선거에서 여성후보는 사실상 실종된 형국이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천지역 10개 군·구 기초단체장 전체 예비후보 53명 중 여성은 여야를 통틀어 단 4명(7.5%)에 불과하고, 광역의원은 전체 예비후보 124명 중 11명으로 여성 예비후보 등록률은 8.9%에 그쳤다. 여야를 떠나 기초단체장 및 광역의원 예비후보들 가운데 여성후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새누리당은 3명의 여성 예비후보가 기초단체장에 도전했으나 1명은 컷오프, 다른 1명은 남성 예비후보자들과의 경쟁에서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으며 또 다른 1명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여성우선공천지역으로 예고했다 하루아침에 뒤집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충격을 겪고 있다.

여성에 대한 배려라고는 가산점 10%가 고작이어서 지역에서 기반을 쌓은 골리앗 같은 남성들 간의 싸움에 여성들을 던져놓은 상황이라는 게 여성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애초부터 여성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광역의원 예비후보자 중에서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자로 확정된 여성후보는 서구 제2선거구의 문현주 후보가 유일하다. 경선에 참여한 나머지 여성후보 2명은 결국 탈락했다. 다른 지역은 경선이 치러지지 않은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에서 선회, 공천을 하기로 결정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4일 지방선거에서 개혁공천을 위해 여성·이민자·사회적 소수자의 전략공천 보장 등의 내용을 포함한 ‘국민눈높이 기초공천 5대 원칙’을 발표하고 이날부터 온라인으로 기초단체장 후보를 접수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의석 대비 여성비율을 보면 여성후보를 더 늘릴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인천시의원은 모두 33명(교육의원 제외)으로 이 중 새정치민주연합은 전체의 67%인 22석의 의석을 가지고 있다.

여성의석은 모두 4석으로 이 중 비례대표로 당선된 노현경·박순남 의원을 제외하면 신현환(남구 제3선거구)·김영분(남동 제1선거구)의원 등 2명으로 선출직 여성시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석의 10%도 안 되는 9.1%에 그치고 있다.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연합의 합당으로 인해 경쟁이 더 치열한 상황에서 지난 지방선거보다 여성우선공천지역을 더 배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 관계자는 “여성 공천 보장에 대한 방법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지만 여성에 한해 10% 가산점제를 도입하는 건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새누리당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내비치고 있다.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한 여성 예비후보는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데 그 과정에서 항상 어려움이 따랐다”며 “대통령이 여성인 시대지만 정부나 정당의 보완책이 부족해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후진국”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군대나 학연 등으로 조직력을 가지기 유리하다 보니 당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또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정치 분야에는 남아 있기 때문에 정치에 여성의 초기 진입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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