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 등 475명을 태운 인천발 제주행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사고로 숨진 고(故) 최혜정 단원고 교사가 안치된 안산시 상록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안산=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난 안산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명의 시신이 17일 오전 고려대 안산병원에 안치됐다.

이날 오전 6시 목포 한국병원에 임시로 안치돼 있던 고(故) 정차웅·권오천·임경빈 군은 3대의 구급차에 나뉘어 차례로 안산 고대병원 장례식에 도착했다.

수학여행에 간다고 들떠 집을 나섰던 자식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이들을 기다리던 부모와 친구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울부짖었다. 일부 가족들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그 자리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현재 단원고 학생 3명의 분향소는 차려지지 않은 상황이며, 장례식장 객실 세 곳을 빌려 유가족들이 겨우 몸을 쉬고 있지만 이들의 통곡 소리가 건물 외부까지 전해지고 있다. 유가족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흥분 상태로 인해 지인들 이외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으며 언론들의 출입도 제한했다.

안산시와 경기도교육청 등이 유가족들과 합동분향소 설치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고대병원의 경우 장소가 협소해 합동분향소 설치가 어려워 공간이 큰 제3의 장소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망한 친구들이 장례식장으로 들어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던 구조 학생들과 선후배들만 잇따라 친구의 모습을 보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다.

또 이날 병원을 찾은 시민들도 안타까운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렸다. 병원 보호자 대기실에서 TV를 통해 침몰사고 소식을 접하고 있던 시민들은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다. 이번 사건은 명백한 인재다”라며 격노하고, “어떻게 선장이 제일 먼저 나올 수 있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수현(51)씨도 “우리 자식도 고2인데, 그 학교 학생이 아닌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너무 가슴 아파 한숨도 자지 못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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