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안산단원고등학교 희생자 중 첫 번째 발인식이 숙연한 분위기 속에 엄수됐다.

사고 당시 제자들을 구하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단원고등학교 최모(25)교사의 발인식이 19일 오전 8시 40분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유족과 동료교사, 학생, 동국대학교 동문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19일 오전 침몰 여객선 세월호 희생 교사의 장례식이 경기도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열려 희생자를 태운 운구차량이 가족과 동료 교사들의 오열속에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발인식 조문객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 발인제가 15분에서 30분으로 연장된 가운데 시종 숙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최 교사의 남동생이 영정과 위패를 앞세우고 빈소를 떠나 영구차로 향하자 어머니는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아 딸의 이름을 부르며 “아이고 내 딸아...이게 무슨일이냐. 가면 안돼”라며 오열했으며 의연하게 참아내던 아버지도 끝내 울음을 터트리며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절규했다.

또 빈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샌 제자들은 영정 속에서 밝게 웃고 있는 선생님을 바라보며 “선생님...선생님”을 목놓아 불렀다.

오전 9시께 동국대학교 동문들이 흰 천에 덮인 관을 영구차로 운구하자 유족들의 흐느낌은 울부짖음으로 바뀌었고 장례식장은 일순간 울음바다가 됐다.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다른 조문객들도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슬픔을 함께 했다.

지난해 동국대 역사교육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최 교사는 4학년 재학 중 임용시험에 합격해 단원고에서 2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다 이번 참사 당시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구하다 안타깝게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유족들은 “세 남매의 장녀였을 뿐 아니라 집안의 기둥”이었다며 “너무 철이 들었고 자랑스러웠는데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애도했다.

유족 측은 침몰사고 실종자 구조작업이 힘들게 진행되는 만큼 최 교사의 장례식을 조용하고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사는 수원 화장장에서 화장을 거쳐 화성 효원납골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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