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비극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살아서 다시 볼 수 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은 조금씩 사라지고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원하는 사람들도 점차 지쳐가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8일째를 맞아 실종자 수색 직업에서 생존자 소식 대신 사망자를 수습했다는 비보만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민·관·군 합동구조팀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침몰된 세월호 다인실이 있는 3~4층에 대해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23일 이곳을 집중 수색했지만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에어포켓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또 탑승객들이 몰려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의 선체를 뜯어내는 작업도 진행했지만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이날에만 남녀 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 25구를 수습했다.

특히 4층 선미 부분에서 많은 시신을 수습하고 129~150번째 발견된 시신은 모두 학생인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로써 이날 오후 9시 현재까지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56명, 실종자는 146명이다.

구조팀은 최근 며칠 새 세월호 곳곳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확보해 동시다발적으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쪽잠을 자며 생존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던 실종자 가족들은 대형 모니터로 사망자의 인적사항이 나올 때마다 “우리 아들딸이 맞는 것 같아”,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이처럼 사망자가 늘면서 실종자 가족이 유가족으로 바뀌며 여객선 침몰 피해가족들의 침통한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게다가 실종자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사고 현장 곳곳에서는 짧은 탄식과 함께 “제발 더 이상 안 돼”라며 아직 발견하지 못한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염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침몰지역 물살이 평소보다 크게 약해지는 소조기가 끝나감에 따라 합동구조팀은 실종자 수색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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