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김기태(45) 감독이 팀의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LG는 지난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마친 뒤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LG는 조계현 수석코치가 당분간 감독 대행을 맡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사진 = 연합뉴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뒤 야구장에 나타나지 않아 조 수석코치가 대신 경기를 운영했다.

애초 LG는 "김기태 감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늘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결국 김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태 감독은 2011년 말 박종훈 전 감독의 후임으로 2012년부터 3년 계약을 맺어 LG 사령탑에 부임했다.

실제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앞세워 1군에서도 스타 의식 강한 LG 선수단을 장악했다.

승리 후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신에 더 정성을 쏟아야 하는 '손가락 부딪히기'를 하던 장면은 선수들과 교감하며 '형님' 같은 리더가 된 김 감독의 일면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난해에는 LG를 정규리그 2위로 이끌어 무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부터 팀이 거듭 연패에 빠지는 등 삐거덕거리자 리더로서의 책임감에 큰 스트레스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김 감독이 경기를 이끈 전날까지 4승 12패 1무승부에 그쳐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18경기 만에 사퇴한 김 감독은 1982년 삼미 박현식 감독과 해태 김동엽 감독(이상 13경기), 1983년 MBC 백인천 감독(16경기)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이른시기에 사퇴한 사령탑이 됐다.

LG는 "구단이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고 올해 한때 팀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선수단이 정비돼 있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믿는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해 몹시 안타까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았다"며 "백순길 단장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김 감독과 논의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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