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단원고등학교가 24일 오전 ‘학교 정상화’를 시작한 가운데 3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단원고 정문에는 희망과 기적을 갈망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다./안산=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세월호 침몰 참사 9일째인 24일, 사고 이후 안산단원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첫 등교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이날 단원고 앞은 학생들의 첫 등교 모습을 담기 위해 모여든 취재진들로 가득했다. 이 때문에 교문은 새벽부터 학교 관계자 3명에 의해 철저히 통제됐다.

학교 앞 도로에는 혹여나 있을 안전사고를 대비해 경찰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다.
오전 7시 15분께 등교를 하기 위해 학교에 들어서는 3학년 학생들의 모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교문에 들어선 학생들의 표정은 아직 사고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시종일관 어두웠다.

몇몇 학생들은 교문 옆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국화꽃이 가득 놓인 탁자 앞에서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일부 학생들은 취재진의 카메라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얼굴을 가리고 등교하기도 했다.
오전 7시 50분께 장례식을 치른 단원고 희생자 최모(17)양의 운구차량이 노제를 위해 학교에 들어섰을 때는 등교하는 학생들이 잠시 발길을 멈추고 차량을 향해 고개를 숙여 고인을 기리기도 했다.

이날 3학년 학생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미 3학년 부장교사는 “학생들이 큰 슬픔을 서로 위로하며 잘 이겨내고 있다”며 “오히려 학생들이 교사들의 건강 상태를 걱정해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단원고 학생들의 심리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정은선 정신건강센터장은 “현재 학생들은 선생님의 기분에 따라 감정 상태가 변화하고 있다. 선생님이 침울한 모습을 보이면 학생들도 힘들어했고, 반대로 밝은 모습을 보이면 학생들 역시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진도 사고 현장에 파견된 교사들을 대상으로도 심리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과도한 취재를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단원고는 1교시 조회로 만남의 시간을 가진 뒤 2·3교시에는 정신과 전문의와 전문상담교사가 참여해 ‘트라우마 떠나보내기’라는 주제로 질의응답식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4교시 학생 주도 학급회의를 끝으로 오전 수업까지만 받은 뒤 귀가했다.

이날 3학년 재적생 505명 중 480명이 출석했으며, 결석생은 모두 25명으로 이 중 24명은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 유족과 장례식 참석자 등의 공결 대상자여서 결석자는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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