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수 과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경위

지금껏 20년여의 경찰생활을 하며 겪어 온 일이지만, 최근 아버지의 가정폭력이 원인이 돼 분가한 중학생 김모 양의 사례를 보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도 착잡하다.

지난해 8월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경험이 성인 범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매우 큰 것을 느낀다.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피해 경험, 가정환경, 청소년 비행 경험, 성장 후 가정폭력 가해 경험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그해 7월 경기도 소재 교도소 수형자 545명을 상대로 실시해 얻은 자료에 대한 연구 결과, 전체 응답자 486명 중 절반이 넘는 249명(51.2%)이 아동·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직접 겪거나 또는 부모 간의 가정폭력을 목격하는 간접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을 죄의 종류별로 구분했을 때 강간, 강제추행 등 성폭력사범의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경험률이 63.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살인범(60%), 절도범(56%), 강도(48.8%) 순으로 뒤를 이어 강력범죄자가 다른 범죄자들보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을 보며 부모의 학대가 인성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도 크다는 것에 새삼 놀라게 된다.

부모의 폭력적 행동은 자녀에게 모방이 돼 관찰학습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결국 아이의 그릇된 행동의 발산은 부모의 책임으로 가정폭력은 학교폭력, 사회폭력으로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될 수 있어 가정의 근본을 세우는 일이 가장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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