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언론에 공개한 경기도 안성 금수원 내부. 정면 건물에 유병언 전 회장의 스튜디오가 설치돼 4년 동안 유 전 회장은 이곳 창문을 통해 사진을 찍었다고 금수원측은 밝혔지만 이날 스튜디오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다./안성=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유병언(73)전 세모그룹 회장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종교시설 금수원이 18일 내부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검찰이 유 전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지난 15일 금수원 측은 일부 언론에 내부를 공개하겠다고 밝히고 일정을 조율해 왔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작된 내부 공개에서 금수원 측은 전체 면적 46만㎡ 가운데 신도들이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사육하는 유기농 농장 일부만을 공개했다.

또 신도들이 예배당을 겸해 사용한다는 강당과 유 전 회장이 4년간 머물며 사진 작업을 했던 스튜디오를 공개하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이 ‘아해’라는 호로 사진작가 활동을 하며 주로 사진을 찍던 장소를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그러나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금수원 측 대변인으로 나선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은 ‘유 전 회장이 현재 이곳에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곳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크게 부르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침몰사고 일주일 후인 지난달 23일께 유 전 회장을 마지막으로 만났으며, 이후 그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답변을 이어갔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이 왜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자리는 유 전 회장의 거취를 표명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담당 변호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함께 한낮 기온이 30℃에 육박하는 이른 여름 날씨에 엿새째 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구원파 일부 신도들의 모습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들 신도는 “금수원 내 공권력이 들이닥칠 경우 명백한 종교 탄압으로 보고 순교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어 강제 진입 시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날 금수원이 일부나마 내부 시설을 언론에 공개한 데는 그동안 폐쇄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15일 수백억 원대 횡령 및 배임,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유 전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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