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대한민국 국방부 대변인 김민석은 무인기(UAV) 도발을 부인하는 북한에 대해 “북한은 나라도 아니며 빨리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당당하게 거침없이 했다. 과거에 박정희 대통령께서 하신 “미친 개는 몽둥이로 다스려야 한다”는 발언 이후 북한에 대한 언론 대응 중 가장 통쾌한 명언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김민석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고려시대 서희(徐熙, 942~998년)를 떠올리게 하는 통쾌함이 있었다. 서희는 과거 급제 후 병관어사(兵官御事), 즉 국방부 대변인급 지위에서 당시 고려를 침공한 80만 거란군 총사령관 소손녕(蕭遜寧)과 담판을 해 국익을 지켜낸 군사외교가로 역사에 빛나고 있다.

죽음을 무릅쓰고 적진에 찾아가서 거란의 겁박(劫迫) 속에서도 소손녕의 “고려가 신라에서 일어났으니 고구려 옛 땅은 거란 것이다”라는 궤변에 대해 당당히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다. 그래서 국호도 고려다. 땅의 경계로 말하자면 거란의 동경이 우리 영토다. 우리가 침범했다니 무슨 말인가?”라는 고려의 주장을 관철시켜 국권을 세운 실화는 외교가 무엇인가를 보여 준 동서고금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70여 년 남북 분단사에서 북한이 저지르는 무수한 무력도발과 비방도발에 대해 과연 어떤 대응을 해 왔는가를 살펴본다면 스스로 주권국가로서 부끄러운 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

실례로 소위 ‘불바다 공갈협박’이 어디 한두 번인가? 1994년 3월 19일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회담장에서 조평통 부대표라는 자가 사용한 이래로 2010년 6월 12일 북괴군 총참모부 성명에서 제2차 협박이 있었고, 2011년 2월 27일 제3차 협박이 있었다.

그리고 2011년 11월 24일에는 ‘청와대 불바다’라는 제4차 협박을 했었다. 어디 이것뿐인가? 가깝게는 금강산 박왕자 피살사건 사과 거부, 천안함 폭침도발의 남조선 자작극 주장, 연평도 포격도발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거부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천인공노할 만행의 연속이었다.

이번에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나라와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 준 촌철살인의 ‘북한 소멸론’은 지난 20년간의 체증이 가시는 듯한 대한민국 국방부의 가장 단호한 응징이었다는 평가를 하고자 한다.

그러나 북한은 오히려 ‘똥 뭍은 개가 겨 뭍은 개를 나무란다’는 속담처럼 김 대변인의 경질을 요구하는 등 적반하장의 내정간섭까지 저지르는 막된 짓을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런데 문제는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 기가 막힌 것이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이모(某)는 “그런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딴지를 걸고, 평화네트워크 정모(某)도 “국방부의 상습적 안보장사”라고 했고, 디펜스포럼의 김모(某)는 “굉장히 선동적인 정치인이 쓰는 언어”라고 폄훼를 하니 누가 누구에게 할 말인지 의아하고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주장대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국방부 대변인으로서 할 말을 한 것이 격려가 아닌 비난의 대상이 된다면 국민은 옳고 그릇됨을 판단함에 혼선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는 사실은 베트남의 패망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우리가 남북 분단의 첨예한 대결시대를 살면서 적에 대한 분명한 대응논리는 국가안보를 지켜가는 전투력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지는 것이다.

바라건대 향후 북한의 비방도발과 무력도발에 대해 실사구시의 지혜로운 대응으로 북한의 재도발 야욕을 격파해 주기 바란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용기를 격려한다. 그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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