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 단체장이 바뀌면 공직사회는 온통 인사로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단체장이 공무원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 보니 승자를 지지했던 사람과 패자를 지지했던 사람의 처지가 극명해 공무원들의 관심이 더 높다.

당선인은 공정한 인사를 약속하고 있지만 패자 편에 섰던 공직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이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전임자의 사람, 측근으로 알려진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다.

평택시도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바뀌면서 7월 1일 새로운 민선6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초 예정된 인사를 앞두고 시청 내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현재 국장 두 자리와 과장 다섯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승진인사를 앞둔 일부 중간·고위 간부들의 경우 자리를 다투는 음해, 비방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어떤 국·과장은 한직으로, 어떤 간부는 승진에서 밀려나고 식의 ‘공직자 살생부’가 작성되고 있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물갈이 인사는 예상되지만 당선인이 취임하기도 전에 공직 내부에서는 이미 인사가 끝났고 당선인이 들어와 사인만 하면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아쉽다.

사실 선거가 끝나고 단체장이 바뀌면 일정 부분 공직 내부가 술렁이기 마련이다. 선거가 끝난 뒤의 살생부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전임 단체장 시절 잘나가던 측근 공무원들이 한직으로 쫓겨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특히 상대 후보에게 줄을 선 공무원들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한다.

실제 살생부를 뒷받침하는 인사가 이뤄진 경우도 많다. 특정인은 승승장구하고 낙인 찍힌 공무원은 찬밥을 면치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재광 당선인은 ‘살생부’ 풍문을 일축하며 측근 인사는 배제하고 조직 안정을 위해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체장의 의지뿐만이 아닌 일부 공무원들의 줄서기 관행부터 없어져야 한다. 일부 공직자에게 국한된 이야기이긴 하나 인사가 능력보다는 충성경쟁에 좌우되기도 한다.

새롭게 민선6기가 출범하는 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 당선인은 행정에 밝기 때문에 유능하고 성실한 공직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