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에는 무능·무기력한 정부만 존재하는 것 같다. 사고 초기 발표된 구조자 수는 ‘172’에 멈춰진 이후 아무런 변동이 없고, 구조 작업에 들어간 지 벌써 76일째가 됐지만 11명은 아직 시신 수습조차 하지 못한 채 사망도 아닌 실종으로 분류돼 있다.

대한민국을 개조하겠다며 단행한 국무총리 인선 또한 안대희 총리 후보가 ‘전관예우’ 파문으로 자진 사퇴한 데 이어 문창극 후보자 역시 “일제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등의 과거 ‘발언 파문’ 등으로 낙마했다.

더 웃긴 사실은 세월호 참사에 책임진다고 사표를 냈던 정홍원 총리가 유임된 것이다. 책임지고 떠나간 사람이 다시 돌아왔으니 세월호 책임은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얌전하게 들었던 우리 아들딸들이 져야 할 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1일엔 육군 22사단에서 제대를 석 달 앞둔 병장이 수류탄 투척과 함께 소총을 난사해 동료 병사 10여 명을 사상케 하고 탈영하는 기막힌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 기가 막힌 일은 세월호 사고를 낳게 한 진범이자 ‘구원파 교주’인 유병언의 검거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으나 행방은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는 점이다. 검찰이 무능한지 유 씨가 대단한 것인지 모르겠다.

유 씨 주변 인물을 구속해 유 씨를 압박하고 있지만 그의 대단한 능력만 밝혀질 뿐 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어 보는 사람도 잡는 사람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현상금이 5천만 원에서 5억 원으로 10배 인상돼 국내 현상금으로는 역대 최고 액수를 내걸었지만 이마저도 소용없어 보인다.

검찰이 빠른 시일 내 유병언을 검거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대통령 입에서 이번에는 ‘검찰을 해체한다’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국민들이 의지할 곳이 도대체 그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아! 이게 과연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란 말인가?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