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터지나, 대구에서 터지나...아니면 다음 기회로 미룰 것인가.'

'국민타자' 이승엽(27.삼성)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 수립여부에 온 국민이 관심을 쏟고 있는 가운데 이제 남은 경기는 1일 광주에서 벌어지는 기아전과 2일 대구 롯데전 등 단 2게임.

지난달 25일 광주구장에서 국내 한시즌 최다이자 아시아타이인 55호 홈런을 터뜨린 후 닷새째이자 4경기동안 홈런포가 침묵했으니 터질 때도 됐다는 낙관론과 함께 상상을 초월하는 중압감 탓에 더이상 홈런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비관론이 엇갈리면서 그만큼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실제로 이승엽은 최근들어 몸이 굳어지면서 유연성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30일 LG와의 경기에서 상대 투수가 느린 구속의 스트라이크를 잇따라 던져도 갑자기 허를 찔린 듯 볼을 쳐다보기만 했는데, 이는 어깨가 무거워진 탓에 몸이 굳어졌다는 반증이라는 것.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이승엽의 홈런 원동력이 특유의 유연성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처럼 자세가 경직된 것은 기록 경신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승엽은 30일 경기를 마친 후 자신도 문제가 어디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듯이 "편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를 임하겠다"며 신기록 경신의 중압감을 떨쳐내겠다고 다짐했다.

박흥식 삼성 타격 코치는 "심적 부담이 매우 큰 것 같다"며 "몸이 굳어 한가운데 공에도 배트가 쉽게 나가지 못한데다 자꾸 방망이 아랫부분에 볼이 맞아 땅볼이 나온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부담감을 털어낸다면 타 구장에 비해 쉽게 홈런을 터뜨려온 광주와 대구 등 2경기에서 적어도 1개의 홈런은 나오지 않겠느냐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부담감을 털어내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1일 기아와의 경기가 플레이오프 직행 여부를 결정하는 정규리그 2,3위를 가를 일전이어서 이승엽으로선 홈런 이외에 팀 성적에 기여해야 한다는 부담이 얹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날 선발로 나서는 기아의 투수는 이승엽에게 55호째 홈런을 허용한 김진우로 이번에는 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고 강하게 버틸 가능성이 크다.

1일 홈런을 치지 못할 경우 남은 경기는 홈 구장인 대구에서 열리는 롯데전이 마지막 남은 기회다.

더구나 롯데는 최근 이승엽을 고의사구로 내보냈다가 난동을 빚은 당사자였던만큼 이승엽과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대기록이 세워질 가능성이 가장짙다.

지난 99년에도 11일간의 침묵을 깨고 국내 한시즌 최다 홈런기록(54호)를 세웠던 이승엽이 쏟아지는 팬들의 부담을 털어내고 유연한 스윙으로 대기록을 세울 수있을 것인지, 팬들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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